미국 정부가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한국의 임금 지급안을 수용하기로 하면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새로운 분기점을 맞고 있습니다. 미국 내 전문가들은 그러나 근로자 임금 지급에 대한 미한 양측의 견해차와 함께 가장 중요한 방위비 분담에 대한 미국 대통령의 셈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강양우)
한국 정부는 올해 말까지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임금 지불 제안을 미국이 수락한 데 대해 ‘선지급’의 일환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타결되면 이후 한국이 지불한 금액을 합의한 총액에서 삭감하거나 미국으로부터 변제받는 방식 등을 의미합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그러나 미국은 이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히지 않았다면서 미국과 한국의 입장차는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미국이 한국의 임금 지불액을 변제할지에 대한 합의가 없고 여전히 분담금 총액 합의에 대한 입장차도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미국은 무급휴직 문제를 4월 전 협상 타결을 위한 지렛대로 사용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급 휴직 문제 해결은 방위비 분담 협상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은 또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대응과 11월 대선 등 미국 내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협상 시한 기반 동력은 사라져 협상이 장기화 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월러스 그렉슨 전 국방부 동아태 차관보도 방위비분담금 문제는 현재 미국 내에서 관심이 큰 사안이 아니라면서 여전히 협상 타결 전망은 불투명하며 오히려 미국 국내 정치의 불안정성이 타결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월러스 그렉슨 / 전 국방부 차관보
“협상 타결에 근접하지도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동맹의 무임 승차를 이유로 주한미군 철수를 공언했습니다. 최근 미국 내 정치가 불안정한 점을 감안할 때 대통령이 여론을 돌리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미국 국방부의 한국 제안 수용은 미국 측 실무진이 대통령을 설득시키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브루스 베넷 /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이번 제안 수용은 한국을 부당하게 이용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한국이 2억 달러를 더 내기로 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대통령을 설득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보입니다.”
미국 국방부는 한국 제안 수용 사실을 밝히면서 여전히 한국도 양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요한 것은 협상 교착의 본질인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미국 대통령의 입장 변화라면서 현재로서는 어떤 변화의 지표도 보이지 않아 협상 전망을 예단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