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제정한 국제 민주주의의 날을 맞아 세계 지도자들이 개인의 자유와 평등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각종 보고서에서 수십 년째 최악의 민주주의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데 북한 주민들에게 인터넷 등 자유로운 정보 접근권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국제 민주주의 날인 9월 15일을 맞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디지털과 교육, 보건, 사회적 보호에 대한 불평등 문제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민주주의는 자유로운 정보의 흐름과 개인의 의사결정 참여, 전염병 대응에 대한 책임을 보장하는 게 필수인데, 정부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 취약한 국가들에서 이런 민주주의 체제가 위협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 유엔 사무총장
“오늘날 정부들은 변화를 요구하는 사람들의 말에 더 귀를 기울이면서 대화를 위한 새 채널을 열고 평화로운 집회의 자유를 존중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도 성명에서 민주주의는 법치와 생명, 재산, 모든 사람의 자유와 존엄, 평등을 존중하지만, 권위주의 국가들은 국민의 보건이 아닌 자신들의 권력 보호가 우선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권위주의 정부들은 가짜 정보를 퍼트리고 취약 계층을 희생양으로 삼으며 국민에 대한 감시를 대대적으로 확대해 국민이 고통받는다는 겁니다.
폼페오 장관은 북한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국제 민간단체들은 전 세계 민주주의 상황을 평가하는 연례 보고서에서 수십 년째 북한을 최악의 민주주의 국가로 꼽고 있습니다.
영국의 시사전문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은 올해 초 발표한 연례 민주주의 지수에서 북한은 167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15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 인권단체인 ‘프리덤 하우스’도 올해 연례 보고서에서 북한은 정치적 자유와 시민적 자유 점수가 모두 최하위로 40년 넘게 최악 중 최악의 국가로 남아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북 단체들과 탈북 청년들은 세계 최대 인터넷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를 통해 북한의 이런 문제를 적극 제기하고 있습니다.
나민희 / ‘평양여자나민희’ 유투버
“유럽에서 봉제공장 노동자로 일할 때 외국인들을 보면서 자유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내 생각을 말할 자유, 직업을 선택할 자유…듣고 싶은 노래나 영화를 마음껏 보고 들을 자유, 불의에 대해 참지 않고 비판할 자유, 이 모든 것이 북한에는 왜 없을까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죠.”
새라 샌더스 전 백악관 대변인의 최근 회고록에는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 프로농구 NBA의 마이애미 히트 열혈팬으로 마이애미를 방문하고 싶다고 폼페오 장관에게 말한 사실이 알려지자 북한에는 지도자 가족과 수뇌부만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김 위원장은 집무실에 미국 업체 ‘애플’사의 여러 컴퓨터 제품으로 인터넷을 즐기지만 정작 주민들에게는 인터넷 사용을 금지시켜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란 이름을 무색하게 한다는 겁니다.
권은경 사무국장 / 북한의 반인도범죄 철폐를 위한 국제연대(ICNK)
“체제에 위협이 되는 의문을 주민들이 품을까봐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 더 넓은 지식과 더 깊은 지혜를 줄 수 없는 거죠. 체제 유지가 가장 큰 목적인 거죠.”
전문가들은 북한 수뇌부가 스스로 개선할 기미가 없다며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가 북한 주민들에게 다양한 외부 정보를 대대적으로 보내 주민들의 의식을 깨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