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피살 공무원 유가족…유엔에 ‘진정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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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총격에 의해 피살된 한국 국민의 유가족이 유엔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유엔 인권 특별보고관들이 북한에 대한 조사를 통해 진상 규명과 책임자 형사 처벌을 촉구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인데, 결국 이번 사건은 유엔 차원의 문제로 확산됐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이상훈)

인권 조사 기록 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은 북한군 총격에 의해 살해된 한국인 희생자 유가족의 동의 아래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북한에 촉구하도록 요청하는 진정서를 유엔에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가 18일 공개한 진정서는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자의적 처형 특별보고관과 강제실종 실무그룹,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등에 제출됐습니다.


진정서는 북한이 재판 없이 한국인을 처형한 것은 세계 인권선언과 자유권 규약에 보장된 생명권과 신체의 안전 공정한 재판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이 단체와 희생자의 형 이래진 씨는 한국 국회 국민의 힘이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해 이번 사건에 대한 문제점들을 지적했습니다.

신희석 /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법률분석관

“국제 인권법 관련해서 이번에 북한군에 의한 우리 해수부 공무원 즉결 총살은 당연히 인권법에 나와 있는 생명권과 신체 안전 등 다른 주요 보편적인 인권을 침해한 중대한 사태라 할 수 있습니다.”


진정서는 또 총살 전 6시간 동안 북한군이 한국인을 바다에서 건지지 않은 채 취조하고, 한국 정부나 가족에 알리지 않은 것은 자의적 구금과 강제실종, 고문에 해당된다고 지적한데 이어 이번 사건의 진실 규명을 위해 한국 정부가 북한에 조사를 요청할 것도 촉구했습니다.

이래진 / 북한군 총격 피살 희생자 형

“저는 동생의 문제가 아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실 규명과 재발 방지에 대한 입법화와 특별법이 만들어져서 더이상 이런 비극적인 만행이 근절되도록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유가족을 대신해 진정서를 제출한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은 북한의 한국인 살해와 고문은 전쟁 범죄에 해당되고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즉결 총살 명령은 민간인에 대한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잔학행위인 반인도 범죄에 해당된다며 책임자는 북한 법원이나 한국 법원에서 형사처벌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사건 직후 VOA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인 피살 사건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안하다’고 한 것은 사과라고 볼 수 없다며 당시 총격을 가한 군인과 고위 당국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에 장기간 억류된 후 혼수상태로 미국에 돌아온 직후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피해자의 형 이래진 씨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웜비어 부모는 자신들도 김정은 정권의 같은 거짓말과 끔찍한 인권 침해의 희생자라면서 그들에게 맞서 일어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