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이 새해 들어 잇따라 개최한 8차 당 대회와 최고인민회의 등 주요 정치 행사들이 주민들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단절된 행사였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세계인권선언 등이 명시한 주민들의 참정권 등 민의가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강양우)
미첼 바첼레트 유엔인권최고대표는 북한의 8차 당 대회가 진행 중이던 지난 8일 인터넷 사회연결망에 개인의 참정권을 강조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민주주의는 단지 선거뿐 아니라 정책 논의와 결정에 참여하는 국민의 권리를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바첼레트 대표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최근 영국 맨체스터 지역 구의원 선거에 출마한 탈북민 출신 박지현 ‘징검다리’ 대표는 VOA에, 그의 발언이 북한 당 대회의 인권 문제와 직결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이 결의한 세계인권선언은 모든 사람이 자기 나라 국정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북한 노동당 대회는 주민과 단절된 정권만의 보여주기 행사라고 비판했습니다.
박지현 / 북한인권단체 ‘징검다리’ 대표
“오히려 주민들을 더 압박하는 행사죠. 지금 비사회주의를 뿌리뽑아야 한다는 것을 주민들에게 내려보낸 것은 결국 비사회주의라는 말 자체가 해외에서 들어오는 정보, 사회주의를 반대하는 자본주의 모든 습관을 없애라는 것이니까 인권에 대해 한 단계 더 압박을 가하는 정책이 바로 8차 당 대회죠.”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도 북한의 당 대회는 북한 내 모든 인권 문제의 축소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정치와 사상에 대한 표현의 자유, 국민대표를 선출할 권리, 정책 실패의 책임을 물을 권리가 전무한 현실을 언급하면서 다른 공산국가들처럼 정치행사가 독재자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주민과 지도부 사이에 깊은 괴리가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표현의 자유가 없습니다. 북한의 어떤 의회에도 주민들의 참여는 없습니다. 저는 동유럽 루마니아 공산 정권 아래 살았기 때문에 그 생리를 잘 알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이번 8차 당대회와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북한의 고질적인 성차별 관행도 반복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발표한 고위직 인선을 보면 대부분 남성이 차지해, 국가운영에 여성의 참여 비율을 높이고 남녀평등을 실현하라는 유엔의 권고를 무시한 채 북한은 17~18세기 정치 형태를 고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는과거 최종보고서를 통해 북한은 사회 모든 분야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이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 여성들의 표현과 결사의 자유가 원천적으로 봉쇄돼 권리를 주장할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