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3월 대중 수입액이 1천만 달러를 넘어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과거에 비해 수치가 미미하다며 북한이 국경 봉쇄를 풀기 시작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조명수)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가 지난 18일 공개한 3월 무역 자료입니다.
이에 따르면 중국의 3월 대북 무역액은 약 1천 428만 달러로, 이는 1천 888만 달러를 기록한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이 가운데 대북 수출액은 1천 297만 달러, 수입액은 130만 달러로 대북 수출액이 월등하게 많은데, 특히 중국의 대북 수출액은 지난 1월과 2월의 3만 3천 달러에 비해 약 400배 증가했습니다.
로이터 통신 등 일부 외신은 중국의 교역량 발표를 보도하며 이를 북한의 국경 봉쇄 완화 징후로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월부터 이어진 북한과 중국의 국경 봉쇄가 완화될 것이라는 조짐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습니다.
일본 공영 ‘NHK’ 방송은 15일 보도를 통해서 북-중 접경 지역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역에서 북한으로 향하는 것으로 보이는 화물열차를 확인했다고 전했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신문은 지난 14일 중국이 북한과의 국경을 다시 열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면서 최근 단둥 당국이 오랜 기간 개통이 지연되고 있는 단둥과 신의주 간 신압록강대교가 곧 열릴 것임을 시사하는 일련의 프로젝트와 관련한 입찰을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알렉산드로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는 최근 러시아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의 중국, 러시아 등과의 화물 운송은 가까운 장래에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해관총서의 자료를 북한의 국경 개방 조짐으로 연계시키는 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옵니다.
윌리엄 브라운 / 미국 조지타운 대학교 교수
“중국은 3월 대북 수출액이 약 1천 200만 달러라고 밝혔는데 이는 분명 지난 1월과 2월보다 증가한 겁니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매우 적은 양입니다. 통상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이보다 5배에서 10배 많은 양을 수입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국경을 개방한 것 같지는 않다고 봅니다.”
브라운 교수는 이번 무역액 공개에 아직 세부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북한이 어떤 물품을 수입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여기엔 지원 물품이나 의약품, 식량이나 곡식 관련한 물품이 포함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북한의 교역량 증가를 통해 일부 물자가 북한으로 들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그러나 교역량에 변화가 생긴 것과는 별개로 북한이 국경을 개방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켄 고스 / 미국 해군분석센터 국장
“북한의 국경 개방은 느릴 겁니다. 북한은 코로나 방역과 관련해 외부 세계를 대하는 데 있어 매우 신중합니다.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는 한 이런 자세는 유지될 겁니다.”
고스 국장은 또 북한은 현재 내부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는 시기라며 외부 세계와의 관여는 이 이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