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백신 접종에 달려…북한 연계 ‘훈련 유예’ 나쁜 거래”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미한 정상회담 이후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8월 예정된 미한 연합훈련과 관련해 대규모 연합훈련의 재개가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미국의 전직 관리 등 군 전문가들은 그러나 8월 연합훈련의 본질은 컴퓨터 기반 지휘소 훈련이고 미국이 제공하는 백신 접종 상황에 달렸다는 지적과 함께 북한의 태도와 연계한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조명수)

한미연합사령부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 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26일 VOA에 많은 사람들이 오는 8월 연합훈련의 본질을 잘못 숙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을지프리덤가디언 등 미한 양국이 전통적으로 8월에 실시했던 연합훈련은 컴퓨터 기반 지휘소 훈련에 초점을 맞춰왔다면서 실기동 훈련을 부가적으로 진행할 때도 있지만, 본질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그러면서 이번 연합훈련이 실기동 훈련과 대면 훈련 등의 여건 조성 여부는 미국이 한국군 전 장병에게 제공하기로 한 백신 접종 진행 상황이 완료되면 훈련을 유예하거나 축소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으로부터 모든 한국군 장병을 대상으로 백신을 지원받기로 한 상황에서 향후 한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연합훈련 유예나 축소의 근거로 들 경우 외교적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인도태평양 해병대사령관을 지낸 월러스 그렉슨 전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과 연계하는 연합훈련 유예는 끔찍한 발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대규모 연합훈련을 유예했는데도 북한은 상응한 훈련 축소나 취소를 하지 않았으며 더 이상 그런 방식은 좋은 거래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월러스 그렉슨 / 전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북한은 단 한 번도 상응하는 훈련 취소나 유예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미한 연합훈련을 유예하거나 취소하는 것은 끔찍한 발상입니다. 나쁜 거래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한국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 오찬 간담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과거처럼 많은 병력이 대면훈련을 하는 것은 여건상 어렵지 않겠느냐면서, 연합훈련 시기·방식·수준에 대해서는 추후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한 연합훈련은 2018년 미북 정상회담 이후 외교적 노력 지원 이유로 상당부분 축소되거나 유예됐었습니다.

특히 3월과 8월 키 리졸브 훈련은 동맹연습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기존보다 대폭 축소됐었는데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겹치면서 미한 연합훈련은 대규모 실기동 훈련 대신 컴퓨터 모의훈련으로 대체해 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폴 라캐머러 주한미군사령관 지명자가 최근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대규모 연합훈련 재개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당장 그런 선택지가 가능하지 않다면 차선책은 컴퓨터 기반 모의 훈련이며 연합훈련은 잠재적 지렛대로 활용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힌 발언을 주목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라캐머러 지명자의 이런 발언 역시 정치적으로 그런 판단을 내릴 경우에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선택지를 언급한 것이지 그렇다고 훈련 유예를 옹호한 것은 아니라고 풀이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