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의 정책결정 기구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4일 북한에 대한 1천만 유로 (미화 1천5백만 달러) 상당의 긴급 식량 지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식량 지원의 목적은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최소한 65만 명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협력.인도주의 지원.위기대응 담당 집행위원이 밝혔습니다.
게오르기에바 위원은 북한의 만성적인 영양 문제가 “일부 지방의 경우 급박한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럽연합의 식량 지원은 북한 동북 지방에 거주하면서 심각한 영양실조로 입원해 있는 5살 미만 어린이들과 임신한 여성, 수유모, 병원 입원 환자들, 노년층 등에 주로 제공될 예정입니다.
유럽연합 측은 이번 지원과 관련해 전례 없이 엄격한 배분감시 절차가 시행될 것이라며, 식량이 하역되는 항구에서부터 실제로 필요로 하는 수혜자에게 전달되는 시점까지 철저한 감시 활동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유럽연합에 따르면 지난 달 북한을 방문했던 유럽연합 조사단과 북한 당국은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분배감시 절차에 합의했습니다. 이를 위해 세계식량계획이 식량 창고와 어린이 시설, 가정, 병원, 시장, 식량배급소 등 매달 4백 곳을 방문해 철저한 감시를 하게 될 것이라고 유럽연합은 전했습니다.
게오르기에바 집행위원은 “만일 식량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되지 않고 전용되는 것이 발견될 경우 유럽연합은 즉각 인도주의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최근 조사단의 방북을 통해 지난 4월 초만 해도 1인당 하루 4백 그램이었던 주민들에 대한 배급량이 6월 들어 1백50 그램으로 줄어든 것을 발견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같은 배급량은 하루 4백 킬로칼로리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하루 필요량의 5분의1에 불과하다고 위원회는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주민들은 갈수록 절박해지는 상황에서 풀을 뜯어 먹는 등 극단적인 수단에 의존하고 있다고 위원회는 밝혔습니다.
북한에 대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차원의 공식 지원은 지난 2008년 집행위 산하 인도지원사무국이 평양사무소를 폐쇄하고 직원을 철수시키면서 중단됐었습니다.
하지만 유럽연합은 이후에도 산하 비정부기구들을 통해 식량과 의약품 등 인도주의적 지원을 계속해 왔습니다.
한편 유럽연합의 대북 지원 구호식량은 이번 달 안에 북한에 전달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밝힌 구체적인 대북 지원 내역을 백성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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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북한에 2만t 분량의 쌀과 옥수수, 콩, 건강기능식품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The food aid will be mixture of corn…”
앞서 1천5백만 달러 상당의 대북 구호식량 지원 계획을 밝힌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데이비드 셔럭 대변인은 4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지난 달 이뤄진 유럽연합 실사단의 북한 내 현장 조사를 통해 지원 양과 품목을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구호식량 1차분이 이달 안에 북한에 도착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The actual delivery of…”
심각하고 시급하게 구호가 필요한 상황임을 확인한 만큼 최대한 빨리 식량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익명을 요구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인사도 4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식량 지원이 빠르면 2주 안에 이뤄질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셔럭 대변인은 이번 대북 식량 지원이 4~6개월에 걸쳐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곡물 수확기가 10월에 시작된다는 점을 고려해 앞으로 몇 개월간 식량 사정이 극히 악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결정입니다.
셔럭 대변인은 또 유럽연합이 지원 식량을 여러 차례로 나눠 전달하는 것은 북한 내부에서 구호 식량이 전용될 경우 어느 시점에서든 지원을 중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안전장치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