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의 전직 차관보 등 미국의 민간 전문가 4명이 15일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미국의 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모튼 아브라모위츠 전 국무부 차관보와 리언 시걸 사회과학원 동북아안보협력프로그램 국장, 토니 남궁 뉴멕시코 주지사 특별보좌관, 조엘 위트 존스 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 연구원 등 4명의 대북정책 전문가들이 어제 평양에 도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오는 18일까지 나흘간 북한에 머물면서 북한 정부 당국자들과 핵 문제 등 한반도 현안에 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브라모위츠 씨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 국무부 정보조사 담당 차관보를 지냈으며, 지난 해 2월에도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특사와 리언 시걸 국장 등과 함께 북한을 방문했었습니다.
토니 남궁 씨는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의 특별보좌관으로 지난 9월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 방북입니다. 조엘 위트 연구원은 과거 국무부 북한 담당관을 지냈습니다.
이들에 앞서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한미경제연구소의 소장으로, 과거 국무부 대북특사를 지낸 잭 프리처드 씨와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포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도 최근 각각 북한을 방문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미국 내 민간 전문가들의 방북이 잇따르면서, 앞으로 정부 차원의 대북 외교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미국 국무부는 민간 전문가들의 북한 방문은 정부와는 전혀 관계 없이 이뤄지는 일이라고 강조해 왔습니다.
북한은 미-북 양자대화와 6자회담 재개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들 민간 전문가들을 통해 핵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5일 아브라모위츠 전 차관보를 단장으로 하는 미국의 대북정책 전문가 대표단이 평양에 도착했다고 짧게 전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미국과 북한간 양자대화와 북 핵 6자회담이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가운데 미국 내 민간 전문가들의 북한 방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들을 통해 핵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간접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