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천안함 사태 관련 미국 정부 대응에 다양한 제안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와 공조로 천안함 사태에 대한 일련의 대응 조치들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는 대북정책의 장기적인 목표를 고려해야 한다고 미국의 한 전문가가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대응정책 수립에 있어서 광범위한 국제적 연대 구축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에 대해 천안함 사건의 책임을 묻기 위한 미국과 한국의 대응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이 서해에서 공동 대잠수함 훈련과 해상 선박저지 훈련 실시하기로 한 가운데, 대북결의안도 조만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될 예정입니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해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지금까지 천안함 사태에 대해 미국 정부가 취한 대응은 올바른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동맹국 한국에 대한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재확인하고, 한국을 방어하는데 미국이 역할을 다할 것이며,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을 막겠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천안함 침몰과의 관련성을 부인하고 미국과 한국이 취하고 있는 단계적 대응 (staged response)에 강력하게 반발, 맞대응 하면서 한반도의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습니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 대사는 이런 상황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주의하고, 장기적인 목표가 무엇인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련의 조치나 비난, 맞대응 등으로 긴장이 고조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레그 대사는 그러면서 현재의 한반도 분위기로서는 아주 어려운 일이겠지만, 궁극적으로 대북정책은 외교와 대화로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레그 대사는 이어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자체 조사팀을 파견하겠다는 북한의 요청을 한국이 받아들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조사팀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태도를 배울 수 있고, 또 북한은 천안함이 폭발로 두 동강이 난 후 침몰했다는 압도적인 증거를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외교정책분석연구소의 제임스 쇼프 아태연구국장은 미국이 천안함 관련 대응 조치를 취하는 가운데 국제사회와의 연대(solidarity)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제사회와의 연대가 한반도의 위기 고조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광범위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바탕으로 북한에 점증적인 (incremental) 어려움(discomfort) 을 가함으로써, 북한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지는 못하더라도, 북한으로 하여금 천안함과 같은 도발이 결국 자신들의 이해를 해친다는 것을 깨닫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쇼프 국장은 설명했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북한에 대한 제재가 진정한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동참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입장을 유보해 오던 중국은 최근 국제적인 조사와 이에 대한 각국의 반응을 중시하면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단해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중국은 또 그 결과에 따라 누구도 비호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레그 전 대사는 중국의 이 같은 발표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아주 어려운 입장에 있으며, 그 이상의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레그 대사는 중국은 적어도 북한과 대화를 가질 것이며, 북한은 중국이 어떤 말을 할 지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웬디 셔먼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은 27일 미국의 공영방송 ‘NPR’에 출연해 중국이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동조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중국의 의사결정 시스템 등을 감안할 때 중국의 입장 정리엔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중국은 궁극적으로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동조할 것이라고 셔먼 전 조정관은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은 중국의 방관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중국의 이해에도 해가 된다는 점을 계속해서 중국에 설득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