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북한 방문 사흘 만에 억류됐던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 씨와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미국 '카터센터'는 카터 전 대통령이 북한에 곰즈 씨의 사면을 요청했으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인도적인 차원에서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습니다. 곰즈 씨는 미국 시간으로 27일 오후 미국 보스턴에 도착해 가족과 재회할 것이라고 카터센터는 밝혔습니다.
곰즈 씨는 지난 1월 말 북한에 불법 입국했다가 억류돼 조선민족적대죄와 불법입국 혐의로 8년의 노동교화형과 북한 돈 7천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지만, 7개월 만에 풀려난 것입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25일 개인 자격으로 곰즈 씨의 석방을 위해 북한을 방문했으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면담했습니다.
27일 언론에 공개된 동영상 화면에서, 카터 전 대통령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배웅을 받으며 미국 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곰즈 씨는 반팔 셔츠 차림에 직접 가방을 들고 공항에 걸어 나왔으며, 다소 수척해 보였지만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습니다.
카터센터는 보도자료에서 카터 전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미국 정부의 요청이나 후원 없이 개인 자격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 국무부는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곰즈 씨의 석방을 환영했습니다. 필립 크롤리 공보담당 차관보는 곰즈 씨가 무사히 가족과 재회할 수 있게 된 것을 환영하면서, 카터 전 대통령의 노고에 감사하고, 북한 당국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크롤리 차관보는 또 카터 전 대통령의 이번 방북은 개인 자격으로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며, 오직 곰즈 씨의 석방이 유일한 목적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먼저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을 제안했다는 점도 밝혔습니다.
크롤리 차관보는 곰즈 씨의 건강이 미국에서 즉각적인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심각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판단을 토대로, 북한의 방북 제안을 수용하겠다는 카터 전 대통령의 결정에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국무부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영사와 의사를 평양에 파견해, 곰즈 씨의 건강 상태를 점검했습니다.
한편 북한도 곰즈 씨 석방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카터 전 대통령이 미국 정부와 전 대통령의 이름으로 사죄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편지를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통해 김정일 위원장에게 올렸다면서, 김 위원장의 사면 조치는 인도주의와 평화애호적인 정책의 발현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통신은 김영남 위원장이 카터 전 대통령과 미-북 현안들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했으며, 한반도 비핵화와 6자회담 재개 등 미-북 현안들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했으며, 한반도 비핵화와 6자회담 재개 의지를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카터 전 대통령의 방문으로 미-북 간 이해와 신뢰를 조성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미국 시간으로 27일 오후 보스턴 로건공항에 도착해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입니다.
미국의 소리, 김근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