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과학기술원 정용훈 교수] 일본 후쿠시마 원자로 추가 폭발 영향은?

일본을 덮친 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1호기와 3호기에 이어 15일은 2호기와 4호기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방사능 누출에 대한 공포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추가 폭발 사고의 원인과 그에 따른 영향 등에 대해 한국과학기술원, 카이스트 원자력공학과 정용훈 교수를 김근삼 기자가 전화 인터뷰했습니다.

문) 오늘 2호기와 4호기에서도 추가 폭발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 원인과 유형이 앞서 두 차례 폭발과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답) 폭발 위치와 의미에 있어서 조금 다릅니다. 1호기와 3호기는 원자로를 감싸고 있는, 소위 컨테이너 베슬이라고 하는 격납용기 바깥에서 폭발이 일어난 거거든요. 그래서 건물 외벽과 상판이 사라진걸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외부에서 폭발이 일어났기 때문에, 격납용기나 격납용기 안쪽이 깨지지는 않은 걸로 지금까지 나오고 있고요. 그러나 2호기의 폭발은 격납용기 안쪽에서 폭발이 일어났기 때문에, 격납용기의 일부분이 파손이 된 걸로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4호기의 경우에는 원자로의 폭발이 아니고, 쓰고 난 핵연료를 저장하는 수조에서 있었던 폭발이기 때문에, 1, 2, 3호기와는 좀 다른 폭발이라고 봅니다.

문) 지금 2호기의 경우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이, 격납용기가 손상됐다는 점인데요. 왜 더 심각한 겁니까?

답) 격납용기라는 것은 원자로를 감싸고 있는 원자로 용기를 다시 감싸고 있는 벽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깥으로 방사능이 나오기 위해서는 원자로 용기를 통과하고, 격납용기를 통과해야지 나올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방벽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인데, 이 방벽에 틈이 생겼다면, 밖으로 나오는 양이 조금 늘어날 수 있는 것이죠.

문) 더 많은 방사능이 대기 중으로 그대로 나올 수 있다는 거군요?

답) 만약 내부에서 냉각이 원활하게 되지 않을 경우에는 그렇습니다.

문) 일본 정부에서 계속 원자로에 바닷물을 집어넣고, 냉각을 시키려고 하고 있는데, 그래도 최악의 시나리오는 어떤 상황까지 예상 해볼 수 있는 건가요?

답) 최악의 시나리오는 냉각을 단기간 내에 완료하지 못하고, 시간이 더 흘러가는 겁니다. 그럴 경우에는 현 수준, 혹은 그 이상의 방사능이 계속 방출이 되면서, 영향을 주는 반경이 좀 더 넓어지거나, 영향의 정도가 좀 더 심각해지게 됩니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라도 체르노빌과 같은 양상을 띄지는 않을 걸로 보고 있습니다.

문) 왜 그렇죠?

답) 체르노빌과 이번 일본 후쿠시마의 경우는 완전히 시작부터 다른 사고입니다. 왜냐하면, 체르노빌 사고에서는 원자력 발전소를 정지시키지 못한 사고입니다. 정지를 못 시켰기 때문에, 사고가 일어남과 동시에 원자로는 이미 다 녹았습니다. 그 녹은 원자로에서 폭발이 일어나면서, 수소 폭발과 증기 폭발이 있었는데요. 그 폭발이 일어나면서 공중으로 다 흩어진 겁니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에는 원자로가 녹거나 손상을 입었더라도, 건물 안에, 혹은 건물 안에 있는 격납용기에 보관이 돼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온 사방으로 다 흩어졌던 체르노빌과는 전혀 다른 사고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죠.

문) 그런 측면에서는 다행이군요. 그러나 이미 일어난 폭발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서 일본 정부가 계속 노력하고 있는데요. 지금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까?

답) 일단 방사능 누출이 조금씩 늘어났고, 오늘 새벽 2호기 폭발, 그리고 9시에 4호기에서 폭발이 있으면서, 방사능이 조금 짙어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넓은 지역에 대해 대피령이 내려졌고요, 이것은 일반 대중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고요. 그리고 사고가 난 1, 2, 3호기에 냉각수를 계속 넣어서, 사고를 종결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문) 제가 듣기로 후쿠시마 1단지에 6개, 2단지에 4개의 원자로가 있다고 하는데요. 아직 폭발이 일어나지 않은 나머지 원자로는 안전한 상태입니까? 아니면 비슷한 위험에 직면해 있나요?

답) 사고가 일어날 당시에 4, 5, 6호기는 이미 정지 상태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들 원자로는 정지된 후에 시간이 한참 흘렀기 때문에, 이미 그 안에서 발생하는 열이 굉장히 줄어있습니다. 지금 사고가 진행되는 1, 2, 3호기에 비해서, 예를 들면 10분의 1 정도의 열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이미 원자로의 온도와 압력이 다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에요, 현재 냉각이 수월하지 않다는 것은 100도가 안 되는 낮은 온도에서 조금씩 온도가 증가하는 현상을 보인다는 것이지, 이게 위험한 상태에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사고가 앞으로 크게 전개될 위험은 적어 보입니다.

문) 마지막으로, 지금 일본 보도를 보면 도쿄에서도 방사능이 소량이지만 감지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일본 주민들이 우려하고 있고요. 현재 상태로 봐서 한반도에 미칠 영향은 어떨까요?

답) 방사능이 검출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평상 시의 100배 하니까 많아 보이는데요. 평상시에는 거의 0이기 때문에, 0 곱하기 100을 하더라도 0인 것과 비슷하게, 유의할 만한 수준은 전혀 아닙니다. 도쿄에서 채집되고 있는 양이 일반 대중을 위협할 만한 양은 전혀 아니고요. 그렇지만 원전 근처에서는, 아침에 8천까지 올라갔었는데요, 현재 나오는 데이터를 보니까 400까지 떨어져있습니다. 그래서 조금 진정이 되는 국면으로 다시 들어간 것 같습니다. 또 우리나라는 일본과 1천 키로나 떨어져 있고요, 바람도 반대 방향으로 불고 있습니다. 따라서 두 가지 영향이 함께 있거나, 둘 중 하나만 영향을 미치더라도,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