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 북 잇따른 대화공세에 한국 대응에 관심

일본에서는 북한의 잇따른 대화공세에 이어 최근 남북한 사이에 대화가 재개되고 있는 상황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합니다. 도쿄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문) 일본 언론들은 북한의 계속되는 대화 공세로 한국이 애매한 입장에 처했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지요.

답) 네 요미우리와 산케이 신문 등 일본 언론은 북한이 지난 주 한국과의 고위급 군사회담을 제안하는 등 ‘대남 대화공세’로 나오자 한국 정부가 어려운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시다시피 북한은 올해 신년 공동사설에서 “남북간 대결 상태를 하루라도 빨리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이어 지난 5일에는 조선중앙통신이 조건 없는 대화를 강조하는 조선노동당과 북한 당국의 공동성명까지 실었죠. 20일에는 군사회담까지 제안하고 나왔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대화를 위해서는 ‘북한의 성의 있는 사과와 구체적 행동이 필요하다’는 원칙론을 유지해 왔습니다만, 한국 정부가 이 같은 대북 강경자세를 계속 고수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문)그렇게 보는 근거가 뭡니까.

답) 네, 일본 언론은 지난 주 있었던 미-중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남북대화의 진전이 중요하다고 언급한 것을 일종의 기류변화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일본 언론들은 중국이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대신 남북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북 핵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미국과 6자회담 진전을 바라는 중국이 현안을 하나씩 주고받은 게 아니냐는 겁니다. 한반도 안보에 영향력이 큰 두 나라 정상이 남북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상황에서 한국이 계속 원칙론을 고수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해석입니다.

문) 일본 언론들은 이와 관련해 미국의 입장 변화가 한국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을 하고 있다지요?

답) 그렇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미국의 입장 변화가 지난 해 말부터 감지됐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미국과 일본은 천안함 사건 이후 북한에 대해 제재를 강화하고 6자회담 재개를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한국의 입장에 거의 100% 일치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 해 11월 미국의 핵 전문가들을 불러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하면서 상황이 일변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와 관련해 “미국이 지난 해 말 한국 측에 우라늄 농축 문제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면서 미국의 속마음은 이미 대화로 기울었다”는 지적을 한국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문) 하지만 한국 정부도 국내에서의 반발 때문에 섣불리 대화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을텐데요.

답) 네, 바로 그 점이 한국 정부가 곤란한 지경에 몰렸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아직 한국 내에서는 남북대화는 시기상조라는 여론이 적지 않은데요, 국제사회에서 보면 한국이 마냥 거부하기도 힘들다는 겁니다. 산케이신문은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 내에서는 대화 요구를 계속 방치하면 핵 문제 해결에 대한 국제사회에서의 존재감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이런 한국 측의 사정을 숙지하고 대화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지요. 요미우리신문은 북한이 미-중 정상회담 직후인 20일 군사회담을 제안한 데 대해 “미-중 정상이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을 언급한 바로 그 날 북한이 마치 중국과 호흡을 맞춘 듯 군사회담을 제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