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미-한 합동 훈련 앞두고 중국 다이빙궈 전격 방한

미-한 연합훈련에 참가한 미국 제7함대 소속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자료사진)

북한의 한국 연평도 공격과 관련, 28일부터 한반도 서해상에서 미국과 한국의 강도높은 연합 훈련이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중국의 고위 외교 관리가 27일 비공개리에 전격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다이빙궈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27일 비공개리에 한국을 전격 방문했다고 한국 외교부가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다이빙궈 국무위원이 27일 오후 서울에 도착한 뒤 김성환 한국 외교부 장관과 만나 한반도 정세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외교를 총괄하는 다이빙궈 국무위원의 방한은 북한의 연평도 공격과 관련, 미국과 한국이 28일 서해상에서 대규모 합동훈련을 실시하기에 앞서 이뤄진 것이어서 관심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면담이 중국 측의 요청으로 비공개로 이뤄졌다며, 하지만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해 민감한 내용이 논의됐음을 시사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3일 한국의 연평도를 기습 포격해 한국 해병 2명과 민간인 2명이 사망하고, 18명 이상이 부상했습니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최근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을 막기 위해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중국의 책임있는 역할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최근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과 전화 회담을 갖고, 북한의 행동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중국의 입장을 확실하게 할 것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도 26일 CNN 방송에 출연해 북한의 핵 의지가 한반도 지역의 불안정성을 고조시킨다며, "평양에 영향을 주는 나라가 있다면 바로 중국이기 때문에 중국의 시각이 무척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멀린 의장은 그러면서 중국이 왜 더 강하게 북한을 압박하지 않는지 이해 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사상 최대의 미한 연합훈련을 앞두고 서해상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4일간 실시되는 연합 훈련에는 북한의 연평도 공격과 관련, 한국에 대한 방위 공약을 거듭 확인한 미국이 급파한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참가합니다.

미국측에서는 이 밖에도 미사일 순양함과 여러 대의 구축함등이 참가합니다. 미국은 또 주일미군에 배치된 RC-135 정찰기와 최첨단 F-22 전투기(랩터)도 동원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군측에서는 첫 번째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을 비롯해 각종 군함과 대잠함공기 등이 가세합니다.

이번 훈련은 오래 전에 계획된 것이지만, 북한의 도발에 대한 무력 시위의 성격도 있는 만큼 실제 사격과 무장폭격 훈련 등 강도 높은 훈련이 실시될 예정입니다.

북한은 이번 훈련에 대해 “불벼락”을 내릴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연합 뉴스는 한국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연평도 포격직후 서해 북방 한계선 인근 해군 8전대에 ‘준전시상태’명령을 하달하고 전투태세를 강화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27일 연평도 포격 이후 처음으로 한국 민간인 사망자 발생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북한의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7일 `논평'을 통해, "연평도 포격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것이 사실이라면 지극히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번 군사적 충돌을 초래한 장본인은 포진지 주변과 군사시설 안에 민간인들을 배치해 ‘인간방패’를 만든 한국정부에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유미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