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있는 대북 인권단체 북한인권시민연합이 지난 19일부터 1969년 대한항공 납치사건 피해자 구명을 위한 온라인 서명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이 단체의 김영자 사무국장은 21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납치 피해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가족의 재회를 호소하기 위해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영자 국장] “42년 전에 KAL 기 납치가 있었고 아직까지 그 일에 대해 묻혀져 있는 상태예요. 사실 저희가 몇 년 전에 이미 이 문제를 유엔에 제기했고 일부 답장을 받긴 했지만 이 문제가 계속 더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에서 캠페인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 운동은 국제적인 인터넷 청원운동 웹사이트인 change.org 를 통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 여객기 납치 사건은 지난 1969년 12월 북한의 고정간첩이 강릉을 떠나 김포공항으로 향하던 YS-11 여객기를 공중 납치해 북한으로 간 사건입니다.
북한은 당시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자 두 달 후 승객 39명을 판문점을 통해 돌려 보냈지만 나머지 승객 7 명과 승무원 4명은 지금까지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은 납치 피해자들과 한국의 가족들이 생이별을 한 지 42년이 지났다며, 하루빨리 피해자들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고 재회가 이뤄져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이 단체는 앞서 납치 피해자들 가운데 최정웅, 황원, 이동기 씨 등 3명의 가족을 지원해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강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에 사건에 대한 소명을 요구하는 신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이에 대해 실무그룹은 지난 2월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 당국에 납치 사건에 대한 소명을 요구했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아직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영자 국장은 북한 당국이 응답을 회피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적인 압박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영자 국장] “북에서 아무런 소명자료를 내놓지 않았으니까 결국 국제사회를 통해 압박할 수 밖에 없거든요. 지난 번의 것 (실무그룹 접수가)이 1차 압박이었다면 이번 (온라인 청원운동은) 것은 2차 압박이 되겠죠. 그래서 납치 문제는 비인도적 문제이고 누구나 가슴 아파해야 할 문제거든요.”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국제사회가 이 사건을 잊지 않고 있으며, 북한 당국이 인권 유린을 계속하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란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이에 앞서 KAL기 납치피해자가족회는 지난 17일 유엔 실무그룹 신고서 제출 2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열고 가족의 생사 확인과 상봉을 북한에 거듭 촉구했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은 온라인 서명운동을 통해 받은 청원서들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보내 협력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