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일본 원전 최악의 시나리오라도 한국은 안전"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후쿠시마 원전의 원자로에서 연일 폭발과 화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이번 사태가 한반도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한반도에 미칠 영향은 극히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대지진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더라도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16일 후쿠시마 제1원전의 2호기 원자로 노심이 모두 녹고 기류가 일본에서 한국 방향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모의실험을 한 결과 울릉도 주민의 피폭량은 0.3 밀리시버트로 인체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수준으로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방사선안전평가실의 이성행 실장입니다.

“흉부 엑스레이를 세 번 정도의 피폭, 이렇게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실장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원자로들이 모두 녹는 경우를 상정하더라도 인체에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 기상청은 바람도 한국에서 일본 쪽으로 불고 있어 일본의 방사능 물질이 한국으로 날아들어오기 힘들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기상청 김승배 대변인은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물질이 약 1천 킬로미터 떨어진 울릉도까지 오려면 높이 떠서 날아와야 하는데 한국 부근은 편서풍대에 있기 때문에 문제의 물질은 오히려 일본 동쪽으로 밀려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높은 하늘로 올라가면 중위도에 놓여있는 한국 부근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강한 바람이 부는 편서풍대에 있기 때문에 일본 쪽 하늘에 떠 있는 물질이 1천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한국까지 오기는 어려운 그런 기상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현재까지 일본 원전 폭발에 따른 한국 내 특이 동향은 없다고 밝히면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한국 내 원전 시설의 안전점검을 실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청와대 측은 “일본 원전 사고로 국내에 방사성 물질이 전혀 관측되지 않았지만 전반적인 안전점검 차원에서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앞서 김창경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은 15일 기자설명회를 통해 “인천국제공항에 방사능 오염 감시기를 설치키로 했다”며 “바람의 방향이 변해 한국 내 환경방사선 준위가 증가될 경우엔 주민보호 조치 등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현재 전국 71곳의 국가 환경방사능 감시망의 감시 주기를 15분 단위에서 5분 단위로 단축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혹시 있을지도 모를 방사능 물질 피해에 긴장하고 있습니다.

부산시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 갑상선을 보호하는 약품 38만4천 정을 확보해 놓고 있습니다. 또 경상북도 경주시와 월성 원자력발전소도 방사능 유출과 자연 재해에 대비한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습니다. 유사시 주민보호 조치를 위해 대피소와 집결지 36곳과 1만 여 개 방독면, 11만7천 여정의 갑상선 약품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