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김일성의 아이들’, 로마국제영화제 다큐부문 최고작품상

다큐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을' 만든 김덕영 감독.

다큐멘터리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이 국제영화제에서 다큐 부문 최고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동유럽으로 이주한 약 1만 명에 달하는 북한 고아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김영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이 이탈리아 로마국제영화제에서 최고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로마국제영화제는 웹사이트에서 ‘김일성의 아이들’이 7월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최고작품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고 밝혔습니다.

김덕영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이 로마국제영화제에서 다큐 부문 최고작품상을 수상했다.

로마국제영화제는 매달 전 세계 국제 영화들을 장르별로 분류해 최우수 작품들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김일성의 아이들’은 1950년대 북한 김일성 주석이 정치권력을 다지는 과정에서 한국전쟁 고아들이 어떻게 희생됐는지 재조명한 영화입니다. 김덕영 감독의 설명입니다.

[녹취: 영화 중 김덕영 감독 목소리] “냉전이 강화되던 시기, 사회주의 종주국 소비에트 연방은 체제와 이데올로기를 대외적으로 선전하기 위한 수단으로 동유럽 각국에 전쟁 고아들을 위한 학교와 기숙사의 설치를 명령했다. 자본주의 종주국 미국과의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전쟁의 뒤처리까지도 앞서야 했던 것이다.”

한국 평창국제영화제와 미국 뉴욕국제영화제, 프랑스 니스국제 영화제, 폴란드 국제영화제, 도쿄 리프트오프 영화제 등 10여개 국제영화제 본선에 진출한 이 영화가 수상의 쾌거를 이룬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폴란드 프와코비체 국립중앙제2학원에서 발견된 북한 고아들의 사진.

1950년대 북한 전쟁고아들의 동유럽 이주의 역사를 15년째 조사해 온 한국의 김덕영 감독은 지난해 본격적으로 촬영을 시작해 올해 이 영화를 완성했습니다.

한국전쟁 직후 한반도에는 10만 명의 전쟁고아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중 적게는 5천명, 많게는 1만명의 북한 고아들이 동유럽 국가로 이주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당시 동유럽 여러 나라에 ‘현지 위탁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분산 수용됐습니다.

김덕영 감독은 지난 2004년 이후 루마니아와 폴란드, 불가리아, 체코, 헝가리 등에서 현지 취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동유럽에 생존해 있는 북한 전쟁고아들의 친구와 교사 등 11명의 증언을 확보했습니다.

또 각국의 기록보관소와 국립도서관 등을 통해 100여 장의 사진과 북한 전쟁고아들이 북으로 돌아간 뒤 유럽으로 보낸 80여 통의 편지, 그리고 이들 고아들의 일상에 대한 옛날 기록필름 등을 발굴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