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다룬 영화 ‘암살자들’, 미 선댄스영화제 상영

지난 2017년 2월 말레이시아에서 김정남 암살 혐의로 체포된 인도네시아 국적 시티 아이샤(왼쪽)와 베트남 국적 도안 티 흐엉.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김정남 암살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가 미국의 유명 독립영화제에서 상영됐습니다. 영화는 사건 자체 뿐 아니라 용의자들의 성장 과정과 이들이암살에 가담한 경위 등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김시영 기자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암살자들’이 지난 ¬26일, 미국 유타주에서 열리고 있는 ‘선댄스영화제’에서 상영됐습니다.

라이언 화이트 감독이 제작을 맡은 104분 분량의 이 영화는 실제로 있었던 일을 진실되고 합리적인 재구성을 통해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입니다.

선댄스 협회가 웹사이트에 소개한 바에 따르면, 이 영화는 암살 사건 자체 뿐 아니라 암살 용의자 두 명이 각각 인도네시아의 시골과 베트남에서 자란 성장과정을 소개했습니다.

또 궁극적으로 무엇이 이들을 김정남 암살로 끝난 이른바 ‘속임수 쇼(prank show)’에 가담하게 만들었는지를 다뤘습니다.

김정남은 지난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베트남인 도안 티 흐엉과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의 VX 신경작용제 공격으로 사망했습니다.

당시 두 사람은 사건 발생 약 사흘 뒤 검거됐지만, 이들에게 VX 신경가스를 건넨 걸로 알려진 신원 미상의 사람들은 끝내 붙잡히지 않았습니다.

결국 시티와 흐엉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정부가 주도한 장기간의 외교적 로비를 거쳐 지난해 3월과 5월 공소 취하 등의 절차를 거쳐 석방됐습니다.

사건 초기부터 관심이 쏠렸던 북한 정권과의 연관성 여부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영화를 제작한 화이트 감독은 ‘케이스 어게인스트8’ 이라는 영화로 미국 다큐멘터리 감독상을 받은 다큐멘터리 전문 감독입니다.

1985년에 시작해 올해로 36회째를 맞는 선댄스영화제는 미국 유타주에서 겨울마다 열리는 다큐멘터리∙단편 영화 전문 독립영화제입니다.

암살자들은 오는 30일과 2월 1일 두 차례 더 상영될 예정입니다.

VOA뉴스 김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