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문답] 국무부 인권보고서 북한 내용…열악한 인권 상황에 변화 없어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11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2019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 국무부가 매년 내놓는 ‘국가별 인권보고서’가 올해도 나왔는데요. 이 보고서 중 북한 관련 내용을 김영교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인권 상황과 관련한 내용이 28페이지에 달했는데, 어떤 내용을 지적하고 있습니까?

기자) 북한 주민들이 당하는 인권 침해를 크게 7가지로 나눠 정리를 했는데요. 첫째 인간의 온전함에 대한 존중, 둘째 시민적 자유에 대한 존중, 셋째 정치적 절차에 참여할 수 있는 자유, 넷째 정부 내 부패와 투명성 결여, 다섯째 국제 사회와 비정부기관의 인권 유린 의혹 조사에 대한 정부의 태도, 여섯째 차별과 사회적 착취 그리고 인신매매, 그리고 마지막 일곱번째로는 노동자의 권리를 다뤘습니다.

진행자) 이런 7가지 항목에 있어서 북한 내 인권 상황이 문제가 있다는 것인데, 지난해 보고서와 비교해서는 어떻습니까?

기자) 보고서 내용은 지난 해와 거의 비슷합니다. 그 만큼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에 변화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진행자) 이번 보고서에서 새롭게 추가된 부분은 어떤게 있었습니까?

기자) 보고서의 서두에 있는 개요에서 북한 내부의 보안 기구로서 인민보안부와 국가안전보위부 그리고 보위사령부를 거론했는데요, 이런 기구들이 서로를 견제하고 감시하게끔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정권이 이런 보안 기구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함으로써 주민들에 대한 억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 밖에 또 눈에 띄는 점이 있던가요?

기자) 북한에 억류됐다 미국에 송환된 뒤 숨진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어떤 상황을 거쳐 죽음에 이르게 되었는지에 대해 북한 정부가 지난 연말까지도 여전히 설명을 하고 있지 않다고 두 차례에 걸쳐 언급했습니다. 또 북한 정권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되는 발언을 하면 심문을 받거나 체포된 경우가 많았다며, 지난해 6월 구금된 뒤 추방된 호주 유학생 알렉 시글리 씨의 사례를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2017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화학무기로 암살된 사건과 관련해서도 언급이 있었다고요?

기자) 네. 북한 정부나 관련 기관이 임의적이고 불법적인 살해를 자행한 사례로 꼽으면서, 네 명의 북한 요원들이 재판 없이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북한 내 수용소와 관련한 내용도 자세히 다뤄졌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수용소 내에 영양과 위생, 의료 상황이 처참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일반 수용소보다 정치범 수용소의 내부 상황은 더 혹독하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수용소 내에 수감된 여성들이 수용소 간수 등에 의한 성폭력 위험에 크게 노출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 정부는 정치범 수용소의 존재를 계속해서 부인하고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북한 내에서 체포나 기소를 당하는 데 있어서 법적인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고요?

기자) 네. 북한 내에서 사법 기구의 독립성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법률 상으로는 기소나 재판 중 구금을 제한하고 있고, 영장 없이 피의자를 체포하거나 강제로 범행 자백을 이끌어내지 못하게 돼 있지만, 이런 것들이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피의자가 체포되거나 구금, 혹은 판결을 받을 때 가족들에게 고지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판결에 대해 재검토를 요청하거나 항소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탈북민 문제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습니까?

기자) 북한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다른 나라에 압박을 넣어 탈북민들을 북한으로 송환시키려는 시도를 한 것에 대해 믿을 만한 정황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에 대해서도 거론됐다고요?

기자) 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수 십 만 명의 북한인들이 해외에서 일했는데, 주로 러시아와 중국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해 북한 주민에 대한 관광 비자와 유학 비자를 전년도 보다 5배 많이 발급했다는 겁니다. 또 중국에서는 예전에 폐쇄된 공장들이 새로운 북한 노동자를 들여와 재가동했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신발∙의류 제조업과 건설업, 관광업, 정보통신업, 목재업, 의약 산업과 요식업, 해산물 가공업에 섬유업, 조선업 등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금까지 김영교 기자와 미국 국무부가 발표한 ‘2019 국가별 인권보고서’의 북한 관련 내용을 자세히 짚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