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인권단체 “북한, 반 세기 넘도록 교화소 운영”

미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공개한 지난해 4월 북한 개천 교화소의 위성사진. 사진 제공: HRNK / DigitalGlove NextView License.

워싱턴의 북한인권단체가 북한 교화소 내 인권 탄압 실태를 지적하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탄압이 반 세기 넘게 지속돼 왔다며, 북한 당국은 끊임없이 이를 위장하고 숨기려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 (The Committee for Human Rights in North Korea: HRNK)가 25일 북한 노동교화소 내 인권 탄압을 고발하는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이 보고서가 지적한 교화소는 평안남도 개천에 있는 ‘제1교화소’로, 보고서는 1962년부터 1972년과 2010년부터 2019년 사이 촬영된 위성사진과 수감됐던 탈북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조셉 버뮤데즈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선임연구원은 미 중앙정보국 CIA가 1960년대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을 토대로 봤을 때 이 곳이 북한에서 가장 오래된 교화소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번에 공개된 위성사진 자료를 통해 확인한 결과 제1교화소의 전체 면적은 약 10만 7천 평방미터라고 설명했습니다.

교화소는 외부 둘레와 내부 둘레로 이중으로 감싸져 있고, 안으로 출입구와 경비초소, 본 수용소, 관리본부, 작업 건물, 가축 시설, 지원 시설 등이 갖춰져 있다고 밝혔습니다.

1960년대 초반에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제1교화소는 가장 최근인 2019년 4월 촬영본과 비교했을 때 근본적인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교화서 주변으로 인공양식장과 비닐하우스 등 부대시설이 추가됐습니다.

보고서는 수감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이 곳에 수감된 인원은 2천 명에서 6천 명 사이로, 80% 가량이 탈북을 시도했다 붙잡힌 사람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수감자들은 과거 대부분 주변 석탄 광산에서 일했지만, 자원이 점차 고갈됨에 따라 이 작업은 점점 줄었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현재 주요 작업은 간단한 제조업으로 주로 신발이나 서랍장, 기타 목재 공산품을 만들고, 특히 여성 수감자들은 대부분 농업과 가축 사육, 과수원, 배관 작업 등에 투입됐다고 밝혔습니다.

과거 이 곳에 수용됐던 한 여성 수감자는 지난해 북한인권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이 곳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많이 묻혀 있어 이 곳이 굉장히 비옥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교도관들이 수감자들에게 시체를 골고루 묻어 전체 면적이 모두 비옥해지게 하도록 지시했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반 세기가 넘은 교화소의 운영은 북한 주민들의 탈북 시도가 굉장히 엄격하게 탄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로사 박 북한인권위원회 국장은 위성사진 공개로 북한 정권이 그들의 반인륜적 범죄를 은폐하려고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여전히 분명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