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됐습니다. 7월 장마는 시기적으로 비교적 늦은 것인데요, 39년 만의 일입니다. 지난해 큰 수해를 입은 북한은 장마전선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비 소식을 실시간 보도하고 있습니다. 큰물 피해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안소영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북한에는 언제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예보됐나요?
기자) 네, 목요일인 8일부터 북한에도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의 보도 들어보시죠.
[조선중앙TV] ”7월 8일경에 장마전선은 북위 38도 부근까지 올라서면서 우리나라는 장마기에 들어서고 이날 대부분 지역에서 첫 장마비가 내릴 것으로 예견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기 경험과
교훈에 기초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대상과 요소를 빠짐없이 찾아서 해당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진행자) 이번 장마의 이동 경로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한반도는 지난 3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장마가 전국 곳곳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곳에 따라 시간당 50mm 이상 집중호우가 내리고 있는데요. 보통 이 정도면 양동이로 물을 퍼붓는 느낌이고요, 80mm가 넘으면 폭포수와 비슷한 느낌으로 보시면 됩니다. 한국 기상청은 야행성 폭우가 있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를 경고했습니다. 비와 강한 바람도 동반됩니다. 동해와 서해, 남해안에 초속 10~18m의 돌풍과 2~4m의 높은 물결이 예고됐습니다. 장맛비는 6일과 7일 남부 충청 지역에 이어 8일과 9일은 북한을 포함하는 한반도 전체로 계속 번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번 장마는 저기압이 사흘에서 나흘 주기로 한반도를 통과하면서 비가 그쳤다가도 또다시 퍼붓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국 기상청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거의 매년 가뭄이나 장마, 태풍 등으로 인한 자연재해를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크게 긴장하고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에도 비 피해가 컸는데요, 이 때문에 국제사회의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함께 자연재해로 경제가 `삼중고'를 겪을 정도로 심각했습니다. 그런 만큼 북한 당국은 최근 연일 장마에 대비하자는 방송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북한 전 지역이 비상대비체제에 들어갔고요. 위기 대응 지휘조를 조직하는 등 지난해와 같은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대비하는 모양새입니다.
진행자) 북한의 홍수 피해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닌데요, 수해가 거듭되는 근본적인 이유가 뭔가요?
기자) 전문가들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사회기반시설을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지난해 인도주의 지원 기구간 상임위원회 IASC의 ‘인도주의 위기와 재난위험도 보고서’를 보면, 북한은 관련 위험도가 전 세계 191개 나라 가운데 39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연재해 등의 위협에 대한 취약성과 관리 능력 등을 토대로 위험지수를 평가한 건데, 이는 전년 조사 결과
55위보다 더욱 취약해진 겁니다. 보고서는 북한 당국의 기상장비가 노후화돼 관측자료 수집이 국제 수준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장마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기자) 정부 차원에서는 한꺼번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릴 것에 대비해야 하는데요. 댐과 제방 등 수해 대비 시설을 점검해야 합니다. 또 주민들은 주택에 비가 새거나 무너져 내릴 곳이 없는지 등을 사전에 점검하고 보수해야 합니다. 낡은 지붕은 비닐 등으로 단단히 덮고 묶어서 강한 바람에도 피해가 없도록 하고요. 하수구, 배수구가 막히지 않았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양수기, 손전등, 비상식량, 식수 등도 준비하고, 안전하게 대피할 곳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행자) 북한이 신종 코로나 사태를 이유로 국경을 봉쇄해 인도적 지원 물품을 보내는 것이 지연되고는 있지만, 국제기구들도 매년 북한의 홍수 피해 대비에 도움을 주고 있지요?
기자) 네, 국제적십자사는 평양과 신의주, 원산 등지의 7개 적십자 창고에 방수포와 텐트, 개인위생용품, 수질정화제, 물통, 의약품 등을 비치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 단체는 폭우로 산사태 피해를 입은 황해북도 토산군 2천690 가구와 평양남도 안주시 2천600 가구에 담요와 위생용품 등 긴급 구호품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장마 기간, 폭우가 천둥 번개를 동반하는 경우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일단 길고 뾰족한 금속성 물품을 몸에 지니지 말아야 합니다. 또 전신주나 큰 나무 밑에 서 있지 말고 서둘러 실내로 대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에 잠긴 도로, 조그만 개울도 건너지 않아야 합니다. 강과 계곡, 하천 주변에 있다면 급히 높은 지점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진행자) 장마철에는 질병에 걸리기도 쉬운데, 건강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자) 네, 물로 인해 전염되는 수인성 질병인 장티푸스와 이질, 콜레라, 장염 등을 조심해야 합니다. 여름 장마철에는 온도와 습도가 모두 높아 각종 세균이 번식하기 쉬워서 식중독 위험도 높습니다. 음식과 물은 끓여 먹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물을 충분히 가열해 먹되, 조리 음식은 오래 보관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 설사 증상이나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음식 조리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손씻기와 같은 개인위생 수칙도 철저히 지켜야 하고요. 특히 태풍이나 홍수가 발생한 뒤에 고여 있는 물에서 작업할 때에는 감염된 동물 배설물을 통해 전파되는 렙토스피라증에 걸릴 우려가 있어 유의해야 합니다. 벼 세우기 등 작업 시에는 피부를 보호할 수 있는 작업복, 장화, 고무장갑을 착용해야 합니다.
안소영 기자와 함께 장마철 피해 예방대책에 대해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