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기록적인 폭우와 태풍이 잇따르는 가운데 최근 이에 대응할 국가 조직을 신설했습니다. 미국 등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국가 차원의 재난 대응 기구를 통해 체계적인 재난 대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최근 북한 조선중앙 TV가 이례적으로 재난방송 체제를 잇따라 가동했습니다. 7일 조선중앙TV 보도 내용 가운데 일부입니다.
[조선중앙 TV 보도 내용] “태풍 10호의 영향으로 해서 바람과 폭우는 더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8호 태풍 ‘바비’와 9호 태풍 ‘마이삭’에 이어10호 태풍 ‘하이선이 상륙하며 북한에 큰 피해가 이어지자 이를 거의 실시간으로 보도하고 있는 겁니다.
기록적인 폭우와 태풍이 잇따르는 가운데 북한은 최근 이에 대응할 국가 조직인 ‘큰물피해복구 중앙지휘부’를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켄 고스 미해군분석센터 적성국 분석국장은 8일 VOA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홍수에 대비한 국가 단위의 대응 조직을 만들긴 했지만 초기에는 자원과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운영하기가 매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고스 분석국장] “It would be very difficult because they do not have the resources they don't have the experience that will take time.”
북한이 이제야 홍수와 같은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조직을 만든 것과는 달리 미국 등 선진국들은 과거부터 재난 대응 시스템을 구축해 각종 재난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 재난 대응 기구는 연방재난관리청(FEMA)입니다.
FEMA는 미 국민이 모든 재난 상황에 적절히 대비하고 재난 상황이 닥칠 때 신속하게 복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주요 임무로 삼고 있는 연방정부 기관입니다. FEMA 역할 소개 내용 중 일부입니다.
[녹취: FEMA 역할 소개 영상] “When disasters come through, you lose a lot of infrastructure. You lose facilities, you lose power, you lose communications. We come in here and we are able to connect up with our equipment here and provide all those services that are vitally needed.”
재난이 발생하면 사회 시설과 전력, 통신 수단 등 기반 시설 등이 피해를 입게 되는데, 그럴 경우 FEMA가 투입되어 필수적으로 필요한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는 겁니다.
FEMA는 지난 1979년 창설된 기구로 현재 1만 명이 넘는 직원이 일하고 있으며, 워싱턴 DC 본부와 전국 10개 지부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미국 역대 최악의 피해를 준 허리케인 중 하나로 평가받는 ‘샌디’가 지난 2012년 미 동부에 상륙했을 당시 FEMA는 적절한 초기 대응으로 인명 피해를 줄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당시 ‘뉴욕타임즈’ 신문은 사설을 통해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이같은 국가 대응 조율 기구가 있다는 사실조차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FEMA는 어느 곳에 구조대를 파견하고 어느 곳에 물품 지원을 해야 하는 지 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이런 기관이 존재한다는 것은 행운”이라고 FEMA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습니다.
위기∙재난 관리 전문가인 케빈 쿠피츠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엘리자베스시티 주립대학 교수는 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국가 차원의 대응 시스템의 필요성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설명했습니다.
쿠피츠 교수는 먼저 국가 차원 기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조율’ 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쿠피츠 교수] “The benefits when national type of organization is the idea that they can bring a coordinated effort into the resources that are brought into the community in order to be able to try to cause a quicker and more efficient recovery.”
재난 지역에 유입된 자원에 대한 조율을 통해 결국 더 빠르고 더 효율적인 회복을 가능하게 한다는 겁니다.
쿠피츠 교수는 이어 재난 이후 회복에 들어가는 비용은 너무 비싸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태세’를 갖추는 것이라며, 지역 정부는 이 일에 매진할 수 있는 자원이 없지만 국가 차원의 기구는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쿠피츠 교수] “We know that recovery from a disaster is the most expensive. We need to be able to look at the mitigation how to prevent and minimize damages and preparedness options, and a lot of local communities don't have the resources to be able to do that, 365 days a year, a national organization brings that kind of continuity to the situation.”
미국 등 선진국들은 또 재난 대응과 관련해 공통적으로 ‘재해 지도’를 만들어 활용하고 있습니다.
FEMA는 ‘홍수지도’를 만들어 강, 연안, 수문 등에 위치한 홍수위험지역의 자료를 수집하고 위험 평가를 실시한 뒤 이를 바탕으로 특별 홍수위험지역을 별도로 알리고 있습니다.
일본은 1995년부터 ‘홍수재해지도’를 제작하기 시작했는데 이를 통해 침수정보와 피난정보 등을 알기 쉽게 도면에 그려 놓고 주민들에게 침수 피해 가능성을 알릴 뿐 아니라 수방 및 피난 활동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독일과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 유럽 국가들은 정부가 민간 보험협회와 협력하여 ‘국가홍수지도’를 개발해 일반인들이 이를 보고 확인할 수 있도록 마련해 놨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