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 영유아 사망률 감소세...한국 보다는 6배 높아”

북한 평양의 산부인과 병원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

북한의 영유아 사망률이 계속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에 비해 6배, 미국에 비해서는 3배 이상 높습니다. 유엔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린이 생존을 위협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은 9일 발표한 ‘2020 어린이 사망률 보고서’(Levels & Trends in Child Mortality Report 2020)에서 지난해 북한에서 5살 미만 어린이 1천명당 17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 1천명당 43명 수준이던 북한의 5살 미만 어린이 사망률은 ‘고난의 행군’ 시기인 1997년 75명으로 치솟았습니다.

이후 1999년 67명, 2001년 52명, 2002년 44명, 2003년 38명, 2010년 29명 등 큰 폭으로 떨어졌고, 이후 1년에 약 1명씩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1천명당 17명인 북한의 2019년 5살 미만 사망률은 전 세계 평균인 1천명당 38명의 절반 보다도 더 적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영유아 사망률 1천명당 3명과 비교하면 무려 6배나 높고, 미국의 1천명당 6명과 비교해도 3배가 높습니다.

같은 해 저소득 국가 평균은 1천명당 63명, 고소득 국가 평균은 1천명당 5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북한에서 1살 미만의 영아 사망률은 1990년 1천명당 33명에서 2019년에는 13명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또 생후 28일 미만의 신생아 사망률도 1990년 1천명당 21명에서 2019년 10명으로 줄었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올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린이 생존률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지난 30년간 전 세계 5살 미만 어린이 사망률을 1천명당 93명에서 38명으로 크게 줄인 성과가 물거품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초기 자료에 따르면 어린이들이 코로나의 영향을 제한적으로 받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아직 저소득 국가와 중간소득 국가 관련 자료가 충분히 취합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에볼라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스’의 경우, 전염병으로 인한 간접 영향이 매우 심각했었다고 밝혔습니다. 의약품과 식품 공급망이 붕괴되고,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제한됐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이미 최소한 68개 나라의 1살 미만 어린이 8천만명이 코로나로 인해 예방접종을 제때 받지 못해 질병 감염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코로나로 인해 2020년에 저체중(wasting) 어린이가 세계적으로 6천700만명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영양실조 어린이들이 감염병으로 인해 사망할 위험이 더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유엔아동기금(UNICEF)와 세계보건기구(WHO), 세계은행, 유엔인구국이 공동으로 작성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