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연맹, 비행금지구역 설정 요청

무장한 리비아 반정부 세력

아랍연맹 회원국의 외무장관들이 최근 이집트 카이로에 모여 비공개로 회담을 갖고 리비아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줄 것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요청했습니다. 또한 유엔 인권위원회는 리비아의 인권침해 사례를 조사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자세한 소식입니다.

아랍 나라의 외교관들은 비공개로 오랜 시간 협의한 끝에 리비아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줄 것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요청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오만의 유셉 벤 알라위 외무장관은 회담이 끝난 뒤 가진 기자 회견에서 모든 아랍 나라가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요청하는 방안에 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아랍권 방송인 알 자지라 텔레비전은 앞서 알제리와 예멘, 시리아 그리고 수단이 이 방안에 반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벤 알라위 장관은 리비아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라는 여론의 압력으로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요청하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아랍 세계와 국제사회의 압력 때문에 아랍연맹이 행동에 나섰다는 것입니다. 벤 알라위 장관은 또 텔레비전 방송에 비친 리비아 사태가 모든 사람의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이끌어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벤 알라위 장관은 리비아 위기 사태에 외국 군대가 끼어드는 것에는 여전히 반대한다면서 위기가 끝나면 이 비행금지구역은 반드시 없애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이 같은 아랍연맹의 결정은 리비아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내려진 조치라고 기자들에게 말했습니다. 또한 아랍연맹이 리비아 동부 벵가지시에 본거지를 둔 반군 세력, 리비아 전국위원회와 대화창구를 열기로 결정했다고 무사 사무총장은 밝혔습니다.

무사 사무총장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궁지에 몰린 모아마르 가다피 국가원수 측과 접촉할 특사를 임명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1일에 만난 유럽연합 지도자들은 카다피를 물러나게 하기 위한 모든 선택 방안들을 고려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유럽연합 지도자들은 비행금지구역이나 공습과 같은 어떠한 형태의 군사력 동원도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군사개입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살펴보고 있지만 군사개입은 유엔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한편 유엔 인권위원회는 리비아의 정치적 위기 가운데 저질러진 것으로 알려진 인권침해 사례들을 조사할 고위급 전문가 3명을 임명했습니다. 유엔 인권위원회는 지난 2월에 특별 회기를 열어 리비아의 인권위원회 회원 자격을 정지하고 리비아 사태를 독립적으로 조사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그 동안 리비아 반군 세력은 가다피 정부가 납치나 고문 같은 여러 학대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이를 조사해 줄 것을 촉구해 왔습니다.

인권위원회의 시하삭 푸앙케트케우 위원장은 조사위원회 위원들이 좋은 평판을 가지고 있고 이들이 객관적으로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조사위원회가 꾸려졌고, 결의안이 규정한 조사위원회의 임무를 도와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리비아 정부 관계자를 만날 것이라는 말입니다. 시하삭 위원장은 또 조사위원회가 모든 인권침해 의혹을 조사하고 이와 관련된 사실을 밝힐 것이며 가능하면 누가 어떤 책임을 져야 할 지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