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다피 친위세력, 반정부 시위대와 주요 도시에서 교전

벵가지의 반정부 시위

무아마르 가다피 국가원수의 퇴진을 요구하는 리비아 반정부 시위대가 주요 도시들에서 가다피 친위세력과 교전을 벌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수륙양용 공격함이 수에즈 운하를 거쳐 리비아 인근 해역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리비아 반정부 시위대는 1일, 수도 트리폴리 인근의 자위야와 미스라타, 진탄 등 3개 주요 도시들에서 가다피 친위세력의 공격을 물리쳤습니다.

시위대는 특히 트리폴리에서 50킬로미터 떨어진 자위야에서 1일 밤 6시간의 치열한 교전 끝에 친위세력의 공격을 물리친 뒤 승리 행진을 벌였습니다.

반정부 시위대에 참가한 한 시민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자위야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반정부 시위대의 유세프 샤간 대변인은 전투 상황이 시위대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정부 군으로부터 많은 무기를 탈취해 시위대의 전력이 증강됐기 때문에 상황이 매우 유리해지고 있다는 겁니다. 샤간 대변인은 시위대가 정부군의 검문소들을 공격해 차량과 무기들을 빼앗았으며, 정부군 병력은 총도 쏘지 않은 채 도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다피 친위세력은 서부 도시 미스라타에서도 반정부 시위대를 공격해 탈환을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퇴각했습니다.

친위세력은 이보다 앞서 반정부 시위대가 장악하고 있는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에서 1일 전투기들을 동원해 시내를 폭격하려 했지만 시위대의 대공포 발사로 실패했습니다. 전투기들은 대신 동부 아즈다비야의 정부군 무기고를 폭격해 파괴했습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동맹국들은 가다피 세력이 전투기를 동원해 시위대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 리비아 영공의 비행금지 구역 설정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1일 미 해군 전함들을 리비아 인근 해역으로 배치해 민간인 긴급 소개나 인도적 구호 등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도록 명령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미 해군 수륙양용 공격함이 수에즈 운하에 진입해 리비아 인근 해역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수에즈 운하 관계자들은 미 해군 폰스 호와 키르사지 호 등 전함 2 척이 2일 오전 수에즈 운하 남쪽 입구를 통과해 2일 저녁에는 북쪽 출구를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리비아의 혼란스런 상황을 피해 튀니지와 이집트 등지로 탈출하려는 사람들이 두 나라 국경지대에 몰려 들고 있습니다.

유엔 난민기구는 지난 열흘간 리비아를 탈출한 난민이 14만 명에 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유엔 난민최고대표사무소의 멜리사 플레밍 대변인은 리비아 탈출 난민 약 7만5천 명이 1일 튀니지로 탈출했고, 하루 전에는 약 1만4천 명이 국경을 넘어 탈출했다고 밝혔습니다.

난민최고대표사무소는 또 지난 19일 이래 이집트 국경을 넘은 리비아 탈출 난민들이 거의 7만 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플레밍 대변인은 튀니지 국경지대에 몰려든 난민이 너무 많아 인도적 구호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유엔 난민구호 기구는 튀니지 국경지대에 우선 1만2천 명을 수용할 천막촌을 설치하고 있으며, 3일까지는 1만 명을 추가로 수용할 천막촌을 설치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리비아에서 아직도 빠져 나오지 못한 약 4만 명의 난민들이 리비아 측 국경지대에서 발이 묶여 있어 이들에 대한 구호가 더 시급하다고 난민 기구는 밝혔습니다. 이들은 추위와 식품, 식수 공급이 안 되는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 있어 긴급 구호가 절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리비아의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을 정지하는 결의안이 유엔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습니다. 이번 결의안은 지난 2주일 동안 리비아 정부에 반대하는 민간 시위대에 대한 폭력 진압 등 인권 침해에 대응해 이뤄진 것입니다.

결의안은 아랍과 아프리카 국가들이 중심이 된 72개국이 발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