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태 25일 분수령

리비아의 반정부 시위대

리비아의 반정부 시위가 갈수록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친정부 세력이 시위대를 공격해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리비아 정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입니다.

리비아에서 24일 무아마르 가다피 국가원수에게 충성하는 군인들이 반정부 시위대가 모여있던 이슬람 사원을 공격해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목격자들은 군인들이 수도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50km 떨어진 자위야의 한 사원을 자동화기로 공격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사원 안에는 엽총 등으로 무장한 반정부 시위대가 많이 있었습니다.

리비아 현지신문은 적어도 23명이 사망했다며, 부상자 다수는 정부 군과 용병들의 공격을 받을까 두려워 병원에도 가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AP통신’은 현지 의료 요원들의 말을 인용해, 사망자가 15명, 부상자는 150명을 넘는다고 보도했고, 미국의 `뉴욕타임스’ 신문은 사망자가 1백여 명이라고 전했습니다.

자위야는 정유와 석유 수출 시설이 있는 지중해 연안의 중요한 산업도시입니다.

가다피는 24일 국영 텔레비전 방송에 전화를 걸어, 전날 자위야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와 관련, 국제 테러단체 알카에다가 시위를 선동하기 위해 자위야의 젊은이들에게 마약을 제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리비아 사태는 25일 최대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도 트리폴리에서 반정부 시위가 예정된 가운데, 동부와 서부 주요 도시 대부분을 장악한 반정부 시위대가 트리폴리로 진격하고 있고, 가다피를 지지하는 세력도 트리폴리에 수 천 명의 무장 군인과 탱크 등을 배치하고 있어 최대의 격전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자칫 충돌이 발생할 경우 막대한 희생자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한편, 반정부 시위대를 유혈 진압한 리비아 정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경제 제재를 포함한 모든 가능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24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등과 리비아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백악관의 제이 카니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어떤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카니 대변인은 가다피 정권에 대한 경제 제재가 검토되고 있는 방안의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국제사회와 매우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으며, 국제사회가 리비아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리비아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제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 담당 차관보는 리비아 정부가 리비아 국민의 인권을 짓밟았다고 비난하면서, 유엔 인권이사회 추방 조치는 리비아 정부를 국제사회로부터 더욱 고립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리비아에서 대량학살이 자행되고 있다는 보고들이 있다면서, 국제사회가 개입해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폭력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필레이 대표는 2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긴급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리비아 보안 군이 수 천 명의 리비아인들을 살해하거나 다치게 했다는 보고들에 대한 객관적인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유엔은 25일 안전보장이사회를 열어 리비아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프랑스의 미셸 알리오 마리 외무장관은 25일 프랑스 라디오 방송과의 회견에서, 프랑스와 영국이 공동으로 전면적인 무기금수와 경제 제재, 반 인도적 범죄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의 조치 등이 포함된 제재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럽연합은 이미 독자적으로 리비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