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반정부 세력, 가다피 측과의 협상 부인

정유시설 앞에 대공포를 설치중인 반정부군

리비아에서는 반정부 세력과 가다피 국가원수에 충성하는 정부군 간의 전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가다피 측이 반정부 세력과의 협상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반정부 세력은 협상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무아마르 가다피 국가원수에 충성하는 리비아 정부 군이 반정부 세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정부 군은 현재 수도 트리폴리 인근 도시인 자위야를 장악한 반정부 세력을 포위한 채 압박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50킬로미터 떨어진 자위야에서 정부 군과 대치하고 있는 반정부 세력은 정부 군의 맹렬한 박격포 공격에 직면해 있으며, 장비와 식량 등도 크게 부족한 상황입니다.

반정부 세력 관계자들은 자위야 시 전투에서 수 십 명이 사망하고 수 백 명이 부상했다고 밝혔습니다.

가다피 정부 군은 반정부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동부의 원유수출 항구도시 라스 라누프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공습을 감행했습니다.

정부 군의 공격은 라스 라누프의 물 저장탱크 등 기반시설에 집중되고 있지만 반정부 세력은 아직 도시 전체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반정부 세력은 또 가다피의 고향인 시르테 동부의 요충도시 빈 자와드에서 한때 정부 군의 공세에 밀려 퇴각했었지만, 현재 탈환 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에 본부를 둔 반정부 세력의 과도 국가위원회 지도자들이 가다피에 대한 조건부 사면 등 협상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과도 국가위원회의 압둘 하피드 고가 대변인은 반정부 세력과 정부간에 막후협상은 없다며, 가다피 측과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가 대변인은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리비아 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시행해 정부 군의 공습을 저지해 줄 것을 거듭 요청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가다피 국가원수는 서방국가들이 리비아에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실행하면 리비아 국민들과 함께 대항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가다피는 9일 터키 관영 텔레비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서방국가들의 비행금지 구역 설정은 리비아의 석유를 장악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습니다.

가다피는 인터뷰와 별도로 이뤄진 텔레비전 연설에서 반정부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벵가지 시민들에게 반정부 세력에 대한 저항을 촉구했습니다.

벵가지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반역자들을 몰아내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는 겁니다. 가다피는 또 벵가지의 반정부 세력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등지에서 소년들을 징집해 정부 군에 맞서 싸우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가다피의 연설은 리비아의 반정부 시위 사태가 외부 세력의 개입에 의한 것이라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 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한편 유엔에서는 영국과 프랑스 정부의 주도로 리비아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위한 결의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엔 외교관들은 결의안 초안이 공식 회람되고 있지는 않으며, 안보리 이사국들이 막후에서 논의하는 단계일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영국 외교관들은 결의안이 가다피 추종세력과 반정부 세력간의 유혈전투 상황이 교착상태에 빠질 경우에 대비한 임시계획 형태로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는 현지를 방문해 상황을 파악하고 돌아온 린 파스코 유엔 사무차장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파스코 사무차장은 기자회견에서, 리비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간인들에 대한 공격은 유엔 안보리 회원국 전체의 매우 큰 우려사안이라며, 대책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파스코 차장은 유엔 사무총장이 리비아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지지하는지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비행금지구역 설정 문제는 안보리의 결정 사안이라고 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