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화된 지 불과 40일 만에 권력서열 2위로 올라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3대 세습 정당화를 위해 김정은의 혁명도록을 제작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6일 사망한 조명록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을 발표하면서 김정은을 김정일 국방위원장 다음으로 호명했습니다.
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종전 서열상 김정은 보다 위였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최영림 내각 총리, 리영호 군 총참모장이 김정은 다음으로 불렸습니다. 조선중앙텔레비전입니다.
“고 조명록 동지의 국가장의위원회를 다음과 같이 구성한다. 위원장 김정일, 위원 김정은...”
북한이 김정은으로의 후계를 공식화한 이후 김 위원장 다음으로 김정은을 호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정은은 지난 9월28일 열린 노동당 대표자회 이후 최근까지 당 정치국 상무위원 5 명에 이어 권력서열 6위로 평가 받아왔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그동안 정치국 상무위원들과 함께 김정은의 이름을 12 차례나 인용했지만 항상 김정은을 상무위원 다음에 호명해왔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들과 북한 전문가들은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의 경우 권력서열에 따라 순서가 정해진다는 점에서 김정은이 실질적인 2인자라는 점을 대내외에 공표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의 지위가 2위로 올라섰다기보다는 사실상 2인자로 통하는 김정은의 위상을 재차 천명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김정은이 권력서열 2위에 상응하는 직책을 추가로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전현준 박사입니다.
보통 4월이 돼야 열리는 최고인민회의를 빨리 열어서 김정은을 국방위 위원으로 올리고 그 다음에 부위원장으로 올리고 이런 식으로 속도 있게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부에선 김정은이 사망한 조명록의 자리였던 국방위 제1부위원장이나 당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에 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3대 세습을 정당화하기 위해 김정은의 혁명도록을 제작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의 한 대북 소식통은 8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북한 당국이 백두혈통을 강조하는 김정은의 혁명도록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배포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혁명도록은 김정은이 사실상 김 위원장의 후계자임을 공식화하는 자료로 김 위원장의 경우 후계자로 공식화 된 지 한참 뒤에 제작됐다”고 말했습니다.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도 지난 2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김정은이 뛰어난 혁명 지도자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혁명가계 화첩도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은의 우상화에 평민 출신의 고영희를 내세울 수 없어 김경희가 어릴 때부터 키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김경희를 대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김정은이 백두혈통임을 강조하기 위해 혁명가계 화첩도를 준비 중입니다. 3대 혈통을 강조한 이 그램책은 조만간 북한 전역에 뿌려질 것이며 대를 이어 충성하자는 선전도구로 이용될 것입니다."
이에 대해 한국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관련 얘기는 들은 바가 없습니다만 과거 김정일 위원장의 경우에도 혁명도록을 제작해 우상화 작업을 했던 경험으로 볼 때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지 40일 만에 군사 경제 외교 문화 등 전방위적으로 후계 수업의 보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중앙통신은 최근 김정은의 자강도 희천발전소 방문 사진을 공개하며, 건설 책임자로부터 단독으로 보고받는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