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IS 보고서, “북한, 농축 우라늄 실험단계 넘어서”

북한의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이 실험단계를 넘어섰으며, 추가적인 핵무기 개발과 확산의 위협이 되고 있다고 미국의 민간단체가 주장했습니다. 이 단체는 또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통해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물자를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미국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최근 북한의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각국의 관련 물품 조달 자료와 파키스탄으로부터 얻은 정보 등으로 볼 때, 북한의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이 이미 실험실 수준을 넘어서 최소한 시범적인 규모의 가스 원심분리기가 설치된 공장 건설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 생산에 필요한 의미 있는 양의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핵무기 제작에 필요한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려면 3천 개 이상의 원심분리기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물자를 확보했는지는 불분명하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 해 9월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이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했으며, 올 6월에는 2010년대 안에 자체 경수로 가동을 위한 저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은 유엔 안보리 제재를 통해 핵 개발 관련 물품의 수입이 금지됐지만, 여전히 중국을 통해 농축 우라늄 관련 물품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에서의 직접적인 거래, 또는 중국을 경유지로 활용해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위한 물품을 빈번히 조달해왔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이어 중국 당국이 북한의 불법적인 핵 관련 거래를 추적해 중단시키는 일에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은 추가적인 핵무기 개발과 확산의 위협이 되고 있으며, 이런 위협을 가장 효과적으로 종식하는 길은 대북 협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핵 협상이 재개된다면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하며, 검증가능한 불능화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해체시킬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이런 합의에 따라 북한이 최소한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불능화할 때까지는,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핵 관련 제재가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근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