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문가들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심각한 도발”

한국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해안포 공격은 6.25 전쟁 이후 남측 민간인을 상대로 한 군사 공격이라는 점에서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심각한 도발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의 대남 도발이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는 만큼 추가 도발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정부 당국은 북한의 이번 해안포 사격이 군부대는 물론 민간인 거주지역에까지 무차별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심각한 도발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의 간첩 침투나 테러로 민간인이 희생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남측 영토를 공격해 민간인 피해자가 발생한 것은 6.25 전쟁 이후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 신현돈 작전기획부장입니다.

민간인들이 거주 지역에 사격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만행이라 평가하고 대비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남측 고위 인사나 군을 상대로 무력도발을 감행해왔습니다. 도발 지역도 대부분 해상이나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이뤄졌었습니다.

박용옥 전 국방부 차관은 천안함 사건이 6.25 전쟁 이후 한국 군에 대한 최초의 군사도발이었다면 이번에는 남측 민간인에 대한 공격인 셈이라고 밝혔습니다.

6.25전쟁 이후 최초의 군사 도발은 천안함 사건입니다. 해군의 군함을 수중 특공작전에 의해 격침시켰지요 이번에는 민간인 지역에다 포격을 가했고 민간인에 대한 공격은 6.25 이후 처음입니다.

한국 정부 당국은 북한의 대남 도발이 갈수록 노골화되고 대담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1960년부터 80년대까지만 해도 북한은 무장 게릴라 침투나 아웅산 테러와 KAL기 폭발 같은 테러 방식의 도발을 일삼았습니다.

90년대 들어서면서 남측 해상침투에 주력하며 서해 북방한계선 즉 NLL 무력화 시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1996년부터 올해 9월까지 북한이 NLL을 침범한 횟수는 2백 여 차례에 달합니다.

1996년 북한 공작원 25 명을 태운 잠수함이 강릉 해안으로 침투하다 좌초됐고 2년 뒤인 98년에는 두 차례에 걸쳐 북한 잠수정이 침투하다 한국군에 적발됐습니다.

이듬해인 99년 6월 남북한 군이 6.25 전쟁 이후 처음으로 연평도 앞바다에서 교전을 벌였습니다.

북한 경비정이 NLL을 넘어 한국 함정에 포격을 가하면서 시작된 이 교전으로 북한 어뢰정 1척이 침몰하고 북한군 20 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측은 함정 2척이 파손되고 장병 9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2002년 북한 경비정이 또 다시 남측 고속정을 공격하면서 교전이 발생, 남한 고속정 1척이 침몰하고 장병 6명이 전사했습니다.

급기야 지난 3월에는 백령도 해상에서 어뢰로 해군 함정을 공격해 한국 장병 46 명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 사건까지 일으켰습니다.

이후 북한은 지난 8월 9일에도 NLL해상에 해안포 1백30여발을 발사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정부당국은 북한이 대내외 필요성에 따라 한국과 미국 정부를 겨냥한 도발을 계속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추가 전력을 증강하는 등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국방대학교 최종철 안보문제연구소장은 북한이 앞으로 추가 도발을 한다면 서해 5도 지역을 추가 타격하거나 수도권을 겨냥한 공격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박용옥 전 국방부 차관은 북한이 육해공 지역에서 도발을 계속하면서 한반도 긴장 수위를 끌어 올려 미-북 대화와 후계 안정화 등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