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금까지의 선군정치에서, 이제는 경제개발로 정책의 초점을 바꿀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가 밝혔습니다.
그레그 전 대사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이 최근 방북했던 수전 셔크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일행에게 이 같이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선군정치의 시기가 성공적으로 끝났다며, 충분한 핵 억지력을 구축했기 때문에 이제는 경제개발로 초점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그레그 대사는 이어 북한은 방북단에게 자신들이 원하는 것은 미국과의 대화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모든 현안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미국과 자유롭게, 그리고 전면적으로 대화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북한은 그러면서 자신들이 미국과의 대화를 중시하고 있다는 증거로 최근 외무성의 대미 외교 라인을 승진시킨 것을 꼽았다고 그레그 전 대사는 밝혔습니다.
북한은 최근 대미 외교 실세인 강석주 외무성 제 1부상을 내각 부총리로, 북 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제1부상으로 각각 승진시켰습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립 샌디에이고대학의 국제분쟁협력 연구소 소장인 수전 셔크 전 국무부 차관보와 민간단체인 전미북한위원회의 캐린 리 사무국장은 지난 달 18일부터 23일까지 북한을 방문해 미-북 간 민간 차원의 교류협력 방안을 협의했습니다. 셔크 전 차관보 일행이 방북 중 누구를 면담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레그 대사는 또 북한이 자국의 경제학자 몇 명을 미국의 대학원 과정에 보내려 하고 있다며, 이는 경제발전과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적극적이고 변화된 자세를 보여주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미 동북부 매사추세츠 주의 명문 윌리엄스 칼리지의 경제개발센터 (Center for Economic Developments)가 지난 6년간 중간급 경제학자들을 보내라는 권유를 했지만 거부해 오다가, 최근 학자들을 보내겠다고 답변해 왔다는 겁니다.
윌리엄스 칼리지의 경제개발센터 프로그램은 1년의 대학원 연구 과정으로, 북한 경제학자들은 비자 신청 등 수속을 마치면 내년 8월에 프로그램을 시작할 수 있다고 그레그 대사는 말했습니다.
북한이 지금까지의 선군정치에서 벗어나 경제개발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으로 전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또 중간급 경제학자들을 미국의 대학원 과정에 파견할 계획을 공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