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새 지도부, 개혁 기대 어려워"

빅터 차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보좌관 (가운데)이 북한의 개혁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북한이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의 권력 승계에 돌입한 가운데, 북한의 새 지도부에서도 개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미국과 한국의 전문가들이 전망했습니다. 북한의 현 정권이 체제 위기를 무릅쓰고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발전을 추진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입니다. 김근삼 기자가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 관련 토론회를 취재했습니다.

2일 워싱턴에서는 미국과 한국의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동북아시아 안보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아시아 담당 보좌관을 지낸 빅터 차 씨는 향후 김정은 체제에서도 북한의 개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새 지도부나 미래 지도부가 개혁을 추진하기에는 걸림돌이 너무 많고, 또 개혁을 추진할 능력도 없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빅터 차 전 보좌관은 이런 주장의 근거로 북한 체제의 특성을 지적했습니다.

우선 북한 체제는 주체사상과 선군정치 같은 이념을 통해 권력을 정당화하고 있으며, 이런 이념은 개혁을 부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특히 젊은 김정은으로의 권력 승계를 추진하면서 이념에 더욱 집착할 수 밖에 없으며, 개혁도 더욱 멀어졌다고 빅터 차 전 보좌관은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진정한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통제를 완화해야 하는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나 후계자 김정은 역시 이런 체제 위기를 무릅쓰고 개혁을 추진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빅터 차 전 보좌관은 북한이 개혁과 개방을 거부하면서 앞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서울대학교의 임경훈 교수도 북한 체제의 특성은 변화를 거부할 수밖에 없으며, 현재 일부 자발적인 시장 움직임이 있는 것에도 불구하고 개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임 교수는 김정은 체제에서 가장 큰 변화는 중국에 대한 의존이 더욱 심화되는 것이라며, 이는 김일성 주석이 내세웠던 주체사상과는 정반대로의 움직임이기도 하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