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서울 방문을 앞두고 남아공 정가에 북한이 새로운 쟁점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남아공 제1야당인 민주동맹(DA)은8일 성명을 발표하고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산하기구인 청년동맹(Youth League)관계자들이 북한의 독재자 김정일을 지지한다는 발언을 했는지 규명하고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동맹은 그러면서 지난 8월과 9월 북한의 ‘조선중앙통신’ 이 보도한 내용을 지적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령도 50돌을 기념해 남아공 아프리카민족회의 청년동맹 비서가 “김정일 령도자는 선군정치로 조선반도 뿐아니라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확고히 담보하는 위대한 수호자라고 칭송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통신은 또 지난 9월 남아공 아프리카민족대회 청년동맹 이사회가 북한에 대한 미국의 호전적인 정책을 비난하고, 천안함 사건은 조작됐으며, 북한의 자주정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남아공 민주동맹 청년위원회의 음발리 은툴리 의장은 8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남아공의 이미지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집권당이 북한의 독재정권을 공개적으로 지지한다고 발언하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행동으로, 국제사회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겁니다.
은툴리 의장은 특히 지금은 남아공이 G20 회원국으로 지구촌의 중요한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제이콥 주마 대통령이 이 논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은툴리 의장은 그러면서 북한이 세계 최악의 인권 탄압국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김정일 정권은 지구에서 가장 억압적인 정권 가운데 하나로 수많은 주민들이 자유 없이 고통 받고 있으며, 정치범 관리소에서는 고문과 성폭행 문제 등이 심각하다는 보고들이 있다는 겁니다.
은툴리 의장은 이런 전체주의 독재정권을 아프리카의 선도국인 남아공이 공개적으로 지지할 수는 없다며, 집권당은 문제의 발언에 거리를 두던지 아니면 발언에 대해 자세히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민족회의 산하 청년동맹은 간부들의 발언에 대해 사과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플로이드 쉬밤부 청년동맹 대변인은 이날 ‘로이터 통신’과 남아공 언론들의 질문에 대해 북한에 대한 지지 입장은 맞다며, 그러나 그 밖에 ‘조선중앙통신’ 이 보도한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이 단체의 또 다른 대변인은 청년동맹의 입장은 남북한의 통일을 지지하는 것이며, 이런 노선을 추구하는 지도부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동맹의 비난은 옹졸한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한국 정부가 G20 정상회의를 순조롭게 치르기 위해 이 논란에 대해 주마 대통령을 압박하길 원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이번 G20회의에서 남아공에 대한 한국의 투자 확대와 랜드화 환율정책에 대한 지지를 바라고 있습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산하 청년동맹은 당 간부를 양성하는 핵심기구로 남아공의 많은 전현직 각료들이 이 기구를 통해 배출됐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제1야당인 민주동맹(DA)이 집권당 산하기구의 북한 지지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북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습니다. 민주동맹 간부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서울을 방문하는 제이콥 주마 대통령이 직접 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