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북한 내에 집단시위 형태로 볼만한 정황은 포착된 게 없다고 한국 통일부가 24일 밝혔습니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대북 소식통들도 남한 방송 등을 통해 관련 사실을 알고 있는 주민들이 있지만 먹고 사는 문제로 대체로 무관심하거나 조직적인 집단행동으로 이어지는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과 대북 소식통들은 중동을 휩쓰는 반정부 민주화 시위 바람이 당장 북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은 그러나 화폐개혁 실패나 장마당 단속 등에 따른 ‘생계형 저항’이 계속 있어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입니다.
민생과 관련한 주민들의 동요가 있다는 식의 대북 소식통 등을 통한 여러 전언들은 정부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도 북한의 식량난을 포함한 내부사항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고, 필요한 분석을 해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안팎에선 중동의 민주화 운동이 당장 북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더라도 북한 상황이 예전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내부 변화를 추동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을 탈출한 북한 주민들은 그 동안 간간히 있어왔던 우발적인 반발이나 충돌이 화폐개혁 이후 더 자주 나타나고 있다고 전합니다. 탈북자 이모 씨의 말입니다.
철을 훔쳐서 쌀로 바꾸기 위해 보위대원을 때리는 등 반발이 많습니다. 대규모 시위는 북한의 통제 시스템을 볼 땐 불가능하지만, 주민들이 체제에 대한 불만이 현재 극에 달해 출구를 찾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2008년 이후 한국 정부의 식량 지원이 끊긴데다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 이후 국제사회의 원조도 크게 줄면서 식량 배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주민들의 인내가 한계에 달했다는 겁니다.
한국 국가인권위원회 원재천 정책교육국장은 “중동 시위가 주민들의 생활고에서 시작된 것처럼 북한 역시 먹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정치적 저항이 촉발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여기에다 2만 명이나 되는 한국 내 탈북자들과 중국을 오가는 이들을 통해 유입되는 정보도 북한 주민들의 의식 변화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에는 인터넷은 없지만 CD나 USB 등을 통해 가을 동화나 조폭 마누라 같은 한국의 인기 드라마와 영화 등이 상당수 유입된 상태입니다.
2년 전 탈북한 김영호 씨는 23일 ‘북한 주민 정보접근’ 공청회에 출석해 “90년대 말에서 2000년 초부터 남한 영상물이 유입되면서 외부 실상을 접하는 주민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말합니다.
동네 모든 가구가 남한 영상물을 다 봤습니다. 기계가 없으면 있는 집에 가서 보고 서로 dvd와 cd를 빌려주기도 합니다. 남조선 현대자동차와 조선업이 발전했다 생활상이 어떻다는 얘기가 터져 나오는 겁니다.
최근 방한한 로버트 킹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지난 10일 한 민간단체와 가진 토론간담회에서 북한 내 정보 확산이야말로 북한 내 인권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라며, 정보에 폐쇄적인 북한의 상황이 오래 지속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습니다.
킹 특사는 북한 내 정보화를 촉진시키는 촉매제로 첨단 전산기기와 중국을 오가는 인편, 북한 내 장마당을 꼽았습니다.
특히 중동의 민주화 바람이 국경을 맞댄 중국에까지 상륙할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됩니다.
실제 북한 당국은 중국에서 민주화 동요 조짐이 나오자 잔뜩 긴장하는 분위깁니다.
중국 내 한 대북 소식통은 “최근 들어 휴대전화에 대한 도청을 강화하는 등 외부 정보 유입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공안 당국을 동원해 주민 감시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북 소식통들은 중동발 민주화 바람이 북한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은 어렵지만 생계형 저항이 계속될 경우 대규모 저항이 촉발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중동에서 일고 있는 민주화 시위가 중국에까지 상륙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 당국은 북한 내에 대규모 집단시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북한은 주민 감시를 대폭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