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 나라 국민들의 전세계 여행자유도를 측정하는 국제 비자 제한 지수(Visa Restriction Index) 국가별 순위에서 최하위권에 올랐습니다.
유럽의 이민 자문을 전문으로 하는 법률회사 핸리 엔 파트너스 (Henley & Partners)가 6개월에 한 번씩 발표하는 비자 제한 지수는, 한 나라 국민들이 다른 나라 입국 시 비자를 면제해 주는 나라들의 수를 산출해 순위를 책정한 것입니다.
올 8월까지를 기준으로 산출된 2010 상반기 비자 제한 지수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무비자 입국을 가장 많이 허용 받는 나라는 영국이었습니다.
영국은 전세계 1백66개국에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 전체 조사대상 98개국 가운데 1위를 차지했습니다. 2위는 덴마크 (1백64개국), 3위 스웨덴 (1백63 개국), 4위 핀란드 (1백62개국), 5위 프랑스(1백61개국) 등의 순이었습니다.
미국 (1백59개국)과 한국 (1백51개국)도 각각 7위와 13위로 상위권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북한은 이란,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과 함께 최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북한인들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나라는 36개국으로 북한은 파키스탄, 콩고와 함께 공동 90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밖에 이란(34개국)은 92위를, 그리고 최하위인 98위는 아프가니스탄 (26 개국)이 차지했습니다.
비자는 외국인의 입국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다른 나라의 비자를 받기가 쉽다거나, 무비자로 여행을 많이 할 수 있다는 것은 그 나라의 외교력이나 국력의 한 척도로 간주되기도 합니다.
비자를 발급하는 나라는 상대국 국민이 자국에 입국해 문제를 일으키거나 불법 체류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전제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는 것은 그 만큼 상대 국가가 세계 무대에서 인정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핸리 엔 파트너스의 국제 비자 제한 지수는 지난 2006년 처음 발표됐으며, 당시에는 미국과 덴마크, 핀란드가 공동으로 1위를 차지했었습니다.
북한이 최근 발표된 2010 국제 ‘비자 제한 지수’에서 최하위권에 기록됐습니다. 북한인들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나라가 극히 적다는 뜻인데요, 그만큼 북한인들의 여행 자유가 제한되고, 또 북한의 외교력과 국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로도 해석되고 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