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이연철 기자, 북한의 간판 공격수 정대세 선수가 첫 경기인 브라질과의 경기를 앞두고 강한 자신감을 표시했다지요, 이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답) 네, 정대세 선수는 어제 (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브라질을 이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 선수는 모두가 북한이 브라질을 이길 수 없다고 말하지만, 북한 선수들은 기적을 만들 수 있는 용기와 강력한 정신력을 갖고 있다며, 브라질과의 경기가 매우 어렵겠지만, 결국 북한이 이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응원을 부탁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저희들이 이기니까 팬 여러분들의 응원 부탁 드리겠습니다.”
문) 정대세 선수가 나름대로 이처럼 장담하는 근거가 있을텐데요?
답) 네, 정 선수는 북한 팀의 최대 강점으로 강력한 정신력을 꼽았습니다. 정 선수는 그 같은 힘을 믿고 단결해서 하나가 되고 열심히 하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브라질 뿐 아니라 포르투갈과 코트디브아르 등 같은 조에 속한 나라들을 두려워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정 선수는 이번 월드컵에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은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때 활약했던 북한 대표팀의 비디오를 보면서 자랐으며, 선배들처럼 또 한 번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정 선수는 또 이번 월드컵을 통해 북한의 폐쇄적인 이미지도 바꾸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문) 정 선수 영어 실력이 상당하군요?
답) 그렇습니다. 정 선수는 이날15분 동안 영어로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아주 유창한 발음의 영어는 아니었지만, 거의 막히지 않았습니다. 정 선수는 한국 기자들을 만나면 한국어로, 그리고 외신 기자들을 만나면, 일어와 영어는 물론 포르투갈어까지 구사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문) 지난 7일로 예정됐던 공개훈련을 갑자기 취소해 항의를 받았던 북한이 마침내 공개훈련을 가졌군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이 어제 요하네스버그 인근 템비사 시의 마쿨롱 경기장에서 첫 공개훈련을 가졌는데요, 세계 각국의 취재진 1백여 명이 몰려들어 높은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15분 동안만 훈련 모습을 공개하겠다고 밝혀, 선수들이 훈련에 앞서 몸을 푸는 모습 밖에는 볼 수가 없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문)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주목할 만한 선수, 월드컵을 빛낼 선수 등 여러 가지 관측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북한 선수들의 이름도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죠?
답)그렇습니다. 북한의 골키퍼 리명국 선수가 `로이터 통신’이 뽑은 눈 여겨 봐야 할 5명 가운데 1 명으로 뽑혔습니다. 통신은 리 선수를 압박 속에서 더 빛을 발휘하는 골키퍼라면서, 철벽 문지기라는 별명을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리 선수는 당초 공격수를 꿈꿨지만, 조국의 부름에 이를 포기하고 골키퍼로서 브라질과 포르투갈, 코트디브아르 같은 강력한 상대들과 맞설 예정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또 정대세 선수는 영국의 타임스 신문이 뽑은 남아공 월드컵을 빛낼 30인에 선정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의 스포츠 전문방송인 ESPN은 이번 월드컵에서 주목해야 할 5가지의 하나로 북한 대표팀을 뽑았습니다. 북한이 44년 전의 8강 신화를 재현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지만,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나라인 북한이 월드컵에 나온 것만으로도 주목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문) 끝으로 한 가지만 더 알아보죠.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일부 나라들이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울상을 짓고 있는데요, 북한에게는 오히려 좋은 소식이 되고 있다구요?
답) 네, 포르투갈과 코트디브아르의 주전 공격수들이 부상으로 경기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들과 경기를 치루어야 하는 북한에게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먼저, 포르투갈의 좌측 공격수인 루이스 나니가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습니다. 지난 4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가진 마지막 국내 훈련에서 왼쪽 어깨에 부상을 입었는데요, 당초 부상은 심각하지 않은 듯 보였으나. 정밀 검사 결과 출전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정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코트디브아르 공격수인 디디에 드록바의 경기출전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드록바는 코트디부아르가 낳은 최고의 축구 선수로 코트디부아르가 전 세계에 알려진 것도 드록바 때문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인데요,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오른쪽 팔꿈치 골절상을 입었습니다. 본인은 강력한 출전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그동안 얼마나 회복될 수 있느냐가 변수로 보입니다.
이 시간에는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 진출한 북한 대표팀은 물론 다양한 월드컵 관련 소식들을 자세히 전해 드리고 있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