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어제 북한에 4백70만 달러의 수해 지원을 제안한 데 대해 북한이 식량과 시멘트를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러나 쌀과 시멘트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어서 추가 협의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가 수해 지원을 제의한 지 하루 만인 4일 북한이 식량과 시멘트를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적십자회 명의로 통지문을 보내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통지문에서 “지난 번처럼 통 크게 지원해 달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대한적십자사 명의로 다시 통지문을 보내 당초 제의한 대로 생필품과 의약품 등 4백 70만 달러의 구호물자를 보내겠다는 뜻을 거듭 전달했습니다.
전용 가능성이 있는 식량 지원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겁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4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긴급 구호 차원에서 수해 지원을 제의한 만큼 쌀과 시멘트는 현재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원품목에는 담요와 의류, 일용품 등 긴급 생필품과 의약품, 그리고 영양식과 라면 등이 포함됐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은 북한의 비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남측 제의를 수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해에도 한국 정부가 수해 지원 방침을 밝히자 쌀과 중장비, 시멘트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쌀 5천t과 시멘트 1만t, 컵라면을 비롯한 생필품 등 1백억원 상당의 지원을 결정하고, 연평도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상당 품목을 전달했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북한은 억류했던 남측 어선 대승호 선원들을 돌려보냈으며, 이산가족 상봉 등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 등이 잇따라 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