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탈북자 북송 반대여론 확산

28일 주한 중국 대사관 앞에서 탈북자 강제북송에 반대하는 시위중인 탈북자.

한국 내에서 탈북자 강제북송에 반대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여야 정당의 국회의원들이 탈북자 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에 돌입한 데 이어 반대 시위도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한국 정부가 탈북자 문제를 공식 제기한 이후 탈북자 북송을 반대하는 여론이 한국 내에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여야 국회의원들은 29일 탈북자 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에 동참할 뜻을 밝혔습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하며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9일 째 단식농성을 하는데 힘을 실어주기 위해섭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이날 단식농성을 한 데 이어 다음달 1일부터는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신지호, 차명진 의원 등 7명이 하루씩 돌아가며 단식농성을 벌일 예정입니다.

이들은 탈북자 문제는 정파나 이념을 떠나 국론을 모아야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참여하는 의원들이 더 늘어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한국 국회는 27일 본회의를 열어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결의안은 탈북자들이 강제북송될 경우 받게 될 처벌 등을 고려해 중국 정부가 난민지위협약을 준수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또 유엔 난민기구 등 국제기구를 통해 중국 정부를 압박하는 동시에 탈북자들이 한국행을 원할 경우 한국 정부와 국회가 신속하게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탈북자 강제북송에 반대하는 시위도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부산 내 1백 여 개 시민사회종교단체들은 이날 부산 중국 영사관 앞에서 탈북자 강제북송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탈북 동포 강제북송 반대 시민연대’ 회원 2백 여 명은 ‘탈북자 북송 중지’와 ‘난민보호’, ‘제 친구를 살려주세요’ 등이 적힌 구호판을 들고 중국 정부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탈북자 북송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집회에 참석한 탈북자 김태희 씨입니다.

[녹취: 탈북자 김태희] “모두 함께 탈북자를 구출하는 데 한 마음 한 뜻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앞으로 릴레이 형식으로 수요일 마다 시위를 할 예정입니다. 서명운동과 촛불시위도 꾸준히 이어나갈 거고 미래 통일한국을 짊어질 대학생들도 많은 참여를 할 겁니다.”

이들은 탈북자들이 강제북송되는 모습을 공연하는가 하면, 중국 내 탈북자들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도 발표했습니다.

또 3차례 북송 경험이 있는 탈북자가 중국 감옥에 있는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기도 했습니다.

탈북자 북송에 반대하는 온라인 서명에도 1백 여 개국에서 15만 명이 참여하는 등 탈북자 문제가 국제적으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미국 의회 산하 위원회가 3월5일 중국의 탈북자 강제송환과 관련한 긴급 청문회를 여는가 하면, 독일을 방문 중인 류우익 통일부 장관도 필요할 경우 독일과 유럽연합(EU)이 의회 차원에서 한국의 입장을 적극 지지하겠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움직임은 지난 13일 탈북자 30 여명이 중국 공안에 붙잡혀 북한으로 송환될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이 북한인권 단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시작됐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