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18일 즉각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보고 받았다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한국, 일본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고 오바마 대통령이 한반도의 안정과 동맹국들의 자유와 안보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시간으로 18일 자정에 이명박 한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과 관련한 제반 사항들에 대해 긴밀히 연락하면서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역시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에 관한 보고를 받고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미국 `AP통신’은 익명의 미국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오바마 행정부가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남북한의 군사태세 변화에 특히 우려하고 있지만 남북한이 평정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관리들은 과거 북한이 의도를 파악하기 힘든 행동으로 악명이 높기는 했지만, 적어도 김정일 위원장의 애도기간이 끝날 때까지는 북한의 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국 정부 관리들은 그러나 이번 주 오바마 행정부가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던 대북 식량 지원과 미-북 3차 고위급 회담 계획이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한국 언론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 어린이와 여성들을 위한 고단백 비스킷과 비타민 보충제 등 모두 24만t의 영양 지원 계획을 이번 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었습니다. 미국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와 북한의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은 지난 주 베이징에서 이틀간 미국의 대북 식량 지원에 관해 협의했습니다.
북한의 비핵화 사전조치와 관련된 움직임도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입니다. 당초 미국과 북한은 오는 22일 베이징에서 3차 고위급 회담을 갖고, 그에 앞서 북한이 우라늄 농축 계획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을 다시 받아들이고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도 중단하기로 미국과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한국과 일본, 중국을 차례로 방문해 북한 핵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데이비스 대표와 킹 특사는 19일 국무부와 백악관에 회담 결과를 보고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미국 관리들은 북한이 현재 대외접촉을 할 만한 상황인지 분명치 않은 만큼 미국도 대북 식량 지원과 미-북 3차 고위급 회담 계획에 관한 결정을 연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