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김정은 새해 메시지 주목…‘도발·평화공세 병행’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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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미국의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은 채 ‘고립의 길’을 걸었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해 어떤 노선을 밝힐지 주목됩니다.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선 김 위원장이 미국 측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위협적 도발과 평화 공세를 병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강양우)
2022년 북한의 선택을 관측해 볼 수 있는 첫 번째 가늠자는 27일부터 시작된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나올 것으로 보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성격의 메시지입니다.

무엇보다 미-북, 남북 관계 등 대외 기조와 관련해 ‘강경’과 ‘유화’ 중 어떤 방향의 메시지가 나올지가 관심사입니다.

특히 북한 지도부가 대화 재개 조건으로 거듭 내걸었던 ‘이중기준·적대시 정책 철회’, 또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 유예 등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됩니다.

켄 고스 / 미국 해군분석센터 선임국장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은 미국이 (북한이 원하는) 무언가 하도록 유도하려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그렇지 않으면 미사일 실험 등 도발을 통한 벼랑 끝 전술로 나아갈 수 있다는 일종의 위협도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초 베이징 겨울올림픽 등을 계기로 종전선언을 추진한다는 한국 측 구상은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무엇보다 북한 지도부가 호응하지 않은 데다 바이든 행정부도 일찌감치 중국 당국의 인권 침해를 이유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부정적 배경 때문에 한국 정부도 최근엔 기대감을 낮췄습니다.

정의용 / 한국 외교부 장관
"베이징 올림픽을 남북 개선의 하나의 계기로 삼기를 희망했습니다만 현재로서는 그러한 기대가 사실상 어려워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3월로 예정된 미-한 연합훈련도 내년 한반도 정세의 주요 변수인데, 미국에선 북한 지도부가 미사일 발사 등 ‘도발 공세’와 평화 공세를 병행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수미 테리 / 윌슨센터 한국담당 국장 (지난 11월)
“김정은은 진보 후보가 승리하길 원할 것입니다. 보수 정당보다 대북 관여에 더욱 우호적인 그들의 정책 때문입니다. 김정은이 한국 선거에 최대한 영향을 미치기 위해 어떤 셈법을 구사할지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올해 지속된 미-중 갈등 역시 내년 한반도 정세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백악관은 미-중 갈등이 안보와 인권 문제 등으로 확전하는 가운데도 북한 문제만큼은 협력 사안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실질적인 협력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올해 북한 정권은 미국의 대화 제의에 일절 호응하지 않은 채 국경을 꼭꼭 걸어 잠그며 ‘고립의 길’을 고수했습니다. 내년 북한 수뇌부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한반도 정세의 명암도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