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절대 권력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함에 따라 전 세계의 시선은 후계자 김정은에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김정은이 지난 해 9월 노동당 대표자회를 통해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지 14개월 밖에 안된 시점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함에 따라 김정은의 앞날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입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차관보는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일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북한의 권력 상황에 큰 불확실성이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김정은은 인민군 대장 외에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중앙위원회 위원의 직함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나이가 27살 밖에 안된데다 국정 경험이 없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다시 크리스토퍼 힐 전 차관보의 말입니다.
힐 전 차관보는 김정은이 나이가 어린데다 국정경험이 부족한 ‘준비 안된 지도자’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군부가 김정은 체제의 최대 변수라고 말합니다. 군부의 의지에 따라 김정은이 권좌에 앉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한국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의 말입니다.
“김정은 부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원회를 통해서 군권을 굉장히 장악을 많이 해나갔고 실제로 군사지휘권까지 행사를 할 정도로 어느 정도 군내 기반을 만들어 나갔던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을 전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은 여전히 이영호 총참모장이라든가 군 안에 있는 당 조직의 최고 책임자로서 김정각 정치국 제일부국장의 그런 게 가장 중요하지 않겠는가 생각이 들고…”
전문가들은 김정은 체제의 향후 전망과 관련해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김정은이 국방위원장 등 핵심 직책에 올라 3대 세습체제를 이어가는 것입니다. 이 경우 김정은은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겸 노동당 행정부장의 도움을 받아 당,정,군의 핵심 세력과 손잡고 일종의 ‘유훈통치’를 해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외교관계는 중국과의 밀착관계를 공고화 하고 대외 도발을 자제하는 방식으로 체제 안정을 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집단지도체제를 구성해 정권 안정을 꾀하는 것입니다. 현재 김정은 체제의 최대 위협 요인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습니다. 김정일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정치적 구심점이 없는데다, 경제난 등으로 민심이 좋지 않습니다. 따라서 김정은의 친인척과 노동당, 군부 등이 연대해 일종의 ‘집단지도체제’를 구성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이 경우 김정은이 여전히 형식상 1인자 자리에 머무를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 2선으로 물러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다시 서울대 장용석 박사입니다.
“김정일 체제로 간다고 했을 때 과거 김정일 위원장처럼 최고 영도자가 나라를 이끌어가는 유일지도체제 성격의 이와 같은 체제로 가기에는 상당히 어려움이 많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고 권력을 분점하고 있는 장성택이라든가 이와 같은 엘리트들 간의 일정한 타협과 조정, 협력과 갈등 이런 과정들을 거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고…”
세 번째 시나리오는, 가능성은 작지만 권력투쟁이 일어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권력 핵심부에서 예기치 못한 갈등이 생기거나 군부의 동요 또는 당과 군부간 충돌이 발생할 경우 김정은 체제가 통제능력을 일시에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겁니다. 이 경우 북한의 운명은 걷잡을 수없는 사태로 확대, 발전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북한 체제가 단기간에 흔들릴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말합니다. 현재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을 둘러싸고 장례 절차 등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데다 군부의 특이 동향도 없어 당분간은 기존체제가 굴러갈 공산이 크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