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의 눈에 비친 "평양"

공휴일에 대동강변에서 점심을 드는 평양시민들 (AP 사진)

북한은 지난 주말 당 창건 기념행사에 맞춰 이례적으로 해외 언론의 취재를 허용했습니다. 외신들은 기념행사 외에도 평양의 분위기와 주민들의 모습을 함께 전했는데요. 대대적인 축제 분위기 속에서도 군데군데 어려운 사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외신들이 현지에서 전하는 평양의 모습을 모았습니다.

북한은 이번 당 창건 65주년 기념행사에 이례적으로 많은 해외 언론들을 초청하고, 생중계와 인터넷 접속도 허용했습니다. 미국 ABC와 CNN, 영국 BBC 등 해외 취재진 80여명이 평양에서 직접 소식을 전했습니다.

미국 ABC 방송 기자는, 이미 여러 차례 평양을 방문했었지만 북한이 김일성 광장의 군 열병식을 바로 옆에서 취재하도록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I’ve been to this square several times before…”

북한 당국은 외신 기자들이 주석단 바로 아래까지 접근하는 것을 허용해, 김정일 위원장과 후계자 김정은을 가까이서 보도록 했습니다.

“Now it’s completely silent……”

미국 ABC 방송 기자는, 이영호 총참모장이 주석단에서 김정일 위원장에게 거수경례를 한 뒤 곧이어 김정은에게 경례하는 모습에 주목하며, 김정은이 이미2인자의 위상에 걸맞은 권력을 확보했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외신들은 북한이 김정은의 위상을 국제사회에 대대적으로 알리고, 권력승계 와중에도 체제가 건재함을 알리기 위해 취재를 허용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여러 외신들의 평양 취재를 동시에 허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그래서 기자들은 행사 소개 외에, 평양의 분위기와 주민들의 모습에도 초점을 맞췄습니다. 하지만 행사 외의 취재는 매우 제한됐기 때문에 쉽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외신 기자들은 이동 중에 관찰한 평양 거리의 모습, 또 당 창건 기념 열병식과 야회에 나온 주민들과의 인터뷰를 간간히 전했습니다.

ABC 방송 기자는 평양의 밤 거리가 과거에 비해 밝아졌다고 보도했습니다.

“You should know that North Koreans……”

북한은 고질적인 전력난 때문에 밤에도 불을 켜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방문에는 평양 밤 거리에 불이 더 많았다며 변화의 신호일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65주년 당 창건 기념일을 맞은 평양의 축제 분위기 속에서도, 군데군데 북한의 어려운 사정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기자들도 있었습니다.

“These are likely the more well-off people……”

아랍권 알자지라 방송의 기자는 평양 중심가 모습을 보도하면서, 북한에서는 부유한 사람들이 다니는 거리임에도 많은 식당들이 손님 없이 텅 빈 모습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영국 BBC 방송 기자는 주민들이 거리에 동원돼, 가위로 잔디를 자르고, 집에서나 쓰는 헝겊과 솔로 도로를 닦고 있었다며, 외부세계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모습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기자는 평양의 거리 풍경이 단조롭고 우중충했으며 새로 짓는 건물도 거의 없었다며, 북한은 대규모 해외 자본 유치를 원하지만, 해외 투자자들에게 북한은 불안한 지역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기자는 이어 북한의 오랜 식량난에도 불구하고 평양 거리에서는 음식이 부족한 흔적을 발견하기 어려웠다며, 현지 영국대사의 말을 인용해 평양은 보여주기 위한 도시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외신과의 인터뷰에 응한 평양 주민들은 김정은에 대해 한결같은 찬사를 보냈습니다.

“우리는 우리 나라는……”

프랑스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 응한 한 주민은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을 지도자로 갖게 된 데 대해 더 없는 영예와 긍지로 자부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근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