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북한의 연평도 공격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성명을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2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보리 이사국들이 이미 이 문제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며칠 안에 안보리가 이번 사태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고, 상황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특히 이번 사태와 관련해 북한을 거듭 비난했습니다. 논쟁의 여지가 있는 해역이라 해도, 이 해역에서 사격훈련을 하는 것과 주민들의 거주지역인 육지에 포격을 가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며,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앞서 지난 23일 북한의 연평도 공격 직후에도, 이번 사건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며, 연평도에 대한 포격을 주도한 자들은 분명히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또 유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었습니다.
러시아 외교부는 당시 별도의 공식성명을 통해서도 국가간의 어떠한 무력 사용도 강하게 비난하며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러시아 정부와 고위 당국자들의 이런 입장은 사태 발생 이후 지금까지 북한에 대한 비난을 삼가고 있는 중국과는 상당한 대조를 이룹니다.
'이타르타르' 등 러시아 언론들은 외교부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정부가 6자회담에 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불거진 이번 사태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한반도에서의 상황 악화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 하나인 러시아가 안보리 성명을 희망하면서, 앞으로 관련 움직임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미국도 북한의 연평도 공격 사건과 관련, 시간을 갖고 협의한 뒤 필요할 경우 안보리에 회부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안보리는 이사국들의 협의를 거쳐 결의안이나 의장성명 등의 형태로 이번 사태에 대한 의견을 표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보리의 조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상임이사국으로서 거부권을 가진 중국 정부의 지지가 필수적입니다.
앞서 천안함 사건 때도 유엔 안보리가 의장성명을 채택했지만, 중국의 반대로 북한을 직접 비난하는 문구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한국 언론들은 당초 한국 정부가 북한의 연평도 공격을 안보리에 회부하는 방안에 회의적이었지만, 러시아 등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북한의 연평도 공격을 비난하면서, 유엔 안보리에서 관련 성명이 채택되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중국과 함께 북한의 오랜 동맹국이지만 중국 정부의 유보적인 입장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