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시리아 시위관련 인권상황 공방

이집트 카이로의 아랍연맹 본부 앞에서 알 아사드 대통령의 사진을 불태우고 있는 시리아 시위대(자료사진)

시리아 대통령은 최근 인권문제에 있어서 유엔이 신뢰 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시리아 대통령의 비난을 일축하고 시리아 국내 시위사태와 관련된 인권침해 상황을 조사하려 해도 시리아 정부와 접촉이 안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지난 주초 미국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국내 반정부 시위대 진압 과정에서 반인륜 범죄가 자행됐다고 지적한 유엔 인권조사위원의 문건이나 증거를 받은 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사드 대통령은 그러면서 유엔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유엔의 나비 필레이 인권최고대표는 9일, 세계 인권의 날 행사에서 인권최고 대표 사무소가 시리아 인권침해 문제와 관련해 제네바 주재 시리아 대사와 접촉했다고 밝혔습니다. 필레이 최고대표는 그러나 지난 8월 구성된 인권침해 진상조사 위원회와 국제 인권 조사단이 아사드 대통령으로부터 시리아 입국허용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아사드 대통령은 유엔과 유엔 기관이 시리아 인권침해에 관해 제시한 정보를 신뢰성이 없다고 생각하더라 유엔 인권조사단의 시리아 입국을 허용하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고 필레이 최고대표는 강조했습니다. 유엔 조사단이 시리아에 입국해야만 현지에서 시리아 정부측 주장의 사실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한편 국제 인권조사단은 시리아에서 벌어지는 시민들의 평화적인 항의시위 진압과정에서 시리아 육군과 보안군이 반인륜적 범죄를 자행했다고 지적하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시리아 육군과 보안군이 민간인 밀집지역에서 살인,고문, 성폭행, 임의구금 등 반인륜적 인권침해 행위를 자행했다는 지적입니다.

국제 조사단 보고서는 시리아 반정부 항의시위가 지난 3월 중순께 시작된 이래 시위자 4천 여명이 살해되고 심지어 어린이 3백 여명이 살해됐다고 밝혔습니다.

필레이 최고대표는 시리아군 병력이 살해됐다는 시리아 정부의 주장을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필레이 최고대표는 그러면서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간의 무력충돌이 전면적인 내전상황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시리아의 시위사태에서 아사드 대통령의 보안군 병력도 거의 1천 명이 살해됐다는 걸 인정한다고 필레이 최고대표는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시리아 정부군으로부터 이탈해 시위대에 합류하는 반군이 점점 더 많이 늘어나는 상황이 전면적인 내전으로 번질 수도 있다고 필레이 최고대표는 거듭 경고했습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에서 시리아 국내 인권침해 상황에 관한 필레이 최고대표의 보고하는 문제를 놓고 15개 이사국 대표들간에 열띤 논란이 있었습니다.

안보리의 12월 순번 의장인 비탈리 추르킨 러시아 대사는 이사국들의 협의가 있은 뒤 12일 이사회에서 필레이 최고대표가 비공개로 보고하도록 결정했습니다.

안보리 이사회의 시리아 사태 논의에서 러시아와 중국은 필레이 최고대표의 보고를 명백히 사실이 아니라며 보고를 거부했었습니다.

필레이 최고대표는 지난 8월까지만 해도 시리아 시위대 사망자 수가 2천 명이었는데 12월 상순현재 4천 여명으로 크게 늘어났다고 지적하고 조속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희생자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