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민권단체 "티 파티는 인종주의" 규탄

미국 최대의 민권단체가 보수적 유권자 단체인 `티 파티’의 행태를 인종주의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서 주목됩니다. 이 같은 비난은 티 파티가 오바마 대통령을 비하하는 옥외광고를 설치하면서 촉발됐는데요, 유미정 기자와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문) 먼저, 티 파티가 무엇인지 설명해 주실까요?

답) 네, 원래 티 파티는 미국이 영국의 식민시절이던 1773년, 미국으로 수입돼 마시는 차에 영국이 세금을 크게 물리자
보스턴 시민들이 이에 반발해 항구의 선박에 있던 차 상자를 바다에 던져버린 조세 저항 사건입니다.

지금의 티 파티는 당시 사건의 이름을 그대로 딴 것으로, 작은 정부와 세금 인하, 건전한 재정 운용과 강력한 국가안보를 주장하는 미국 정통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단체와 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 보수주의를 표방한다고 했는데, 주로 어떤 사람들이 티 파티 운동에 참여하고 있나요?

답) 네, 조사에 따르면, 티 파티 지지자들은 정치적으로
공화당원이거나 친 공화당 성향의 무소속 유권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이념적으로는 일반적인 공화당원보다도 훨씬 보수적이고, 백인과 고학력자, 또 남성의 비율이 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이 같은 티 파티 운동이 미국 정치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까?

답) 오바마 행정부에 반대하는 보수주의자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티 파티 운동은 무시못할 정치세력으로 급성장했습니다. 이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국민 세금으로 부실 금융권을 구제하고 세금 인상이 예상되는 의료보험 개혁까지 추진하자,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관측통들은 이들의 활동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지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티파티의 한 단체가 설치한 옥외광고가 큰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답) 네, 문제의 옥외광고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을 독일 나치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 그리고 러시아 공산혁명의 주역 블라디미르 레닌에 비유한 것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사진 위에는 `민주사회주의’, 히틀러 사진 위에는 `국가사회주의,’ 그리고 레닌 사진 위에는 `마르크시즘 사회주의’라고 쓰여져 있고, 세 사진 모두에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 슬로건이었던 `변화’란 말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밑에는 “급진적 지도자들은 두려움 많고 순진한 사람들을 먹이로 한다"라는 문구가 올라가 있습니다.

문) 그러니까 이 광고에 대해 일부에서 인종주의라는 비판을 하고 있는 것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광고판을 설치한 아이오와 티 파티 공동 설립자는 오바마가 사회주의를 지지한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강조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는데요, 하지만 티 파티 내에서도 “지나쳤다”는 의견이 있고, 또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부적절한 표현'을 자제해줄 것을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비판의 목소리는 쉽게 가라 앉지 않을 전망인데요, 특히 미국의 최대 민권단체인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 NAACP가 티 파티를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민권 운동가인 알 샤프턴 목사와 벤 질러스 NAACP 회장, 제시 잭슨 목사 등은 지난 14일 미국 미주리 주 캔자스 시에서 열린 NAACP 연례총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티 파티를 인종주의로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문) 그런데, 티 파티 외에도 다른 단체가 오바마 대통령을 비하하는 광고를 설치했던 전례가 있지 않았나요?

답) 네, 맞습니다. 의료보험 개혁에 반대하는 행사들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얼굴에 히틀러의 콧수염을 그린 사진들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미 남부 조지아 주에서는 연방 하원의원 선출을 위한 공화당 경선에 출마한 조디 하이스 후보가 비슷한 광고를 설치했었는데요, 하이스 후보는 "오바마의 변화는 이제 신물 난다" (Had Enough of Obama's Change)라는 내용의 광고판을 고속도로변에 설치했습니다. 이 때 변화(Change)의 C자가 공산주의의 상징인 망치와 낫 표식으로 돼 있었습니다.

미국 내에서 보수적 유권자 단체인 티 파티의 인종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소식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