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경 장벽 건설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가진 대국민 TV 연설에서 미국 남부 국경에 인도주의적 위기와 안보 위기가 커지고 있다며, 이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국경 장벽이라고 호소했습니다.
마약과 범죄자들이 미국-멕시코 간 국경을 통해 대거 유입되고 있고, 모든 미국인이 무분별한 불법 이민으로 상처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정부 셧다운(shutdown), 부분 폐쇄 사태는 한 가지 이유 때문이라며, 민주당이 국경 보안 예산을 주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요청”에 따라 콘크리트가 아닌 강철로 장애물을 세우겠다며, 장벽 건설 예산 57억 달러를 재차 의회에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연설에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진 않았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권한으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을 동원해 장벽을 건설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바 있습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경우 소송을 걸겠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이날 반박 연설에 나선 민주당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포를 조성하고, 미국인들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또 셧다운을 먼저 끝내고 협상을 계속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미국 납세자들이 수십억 달러를 낭비하도록 강요하는 비효율적이고 비싼 벽에 트럼프 대통령이 집착하면서, 정부 업무 재개를 위한 초당적 법안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모두 국경 보안 강화의 필요성에 동의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상징은 9m 높이의 장벽이 아니라 자유의 여신상이 돼야 한다”며 장벽 예산 거부 방침을 분명히 했습니다.
장벽 예산을 둘러싼 백악관과 민주당의 대립으로 비롯된 정부 부분 폐쇄 사태는 9일로 19일째를 맞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연방 의회를 방문해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오찬을 함께 한 뒤, 오후에는 백악관에서 의회 지도부와 또 한 차례 회동합니다. 이어 10일에는 남부 국경 지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