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5년간 780억 달러 예산 삭감

미 국방부가 앞으로 5년에 걸쳐 7백 80억 달러 규모의 예산을 삭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대해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불가피하다는 지적과 미군의 전투력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발표한 미국 국방 예산 삭감안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답)네, 게이츠 장관은 앞으로 5년간 국방비를 7백 80억 달러 줄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이처럼 대규모로 국방 예산을 삭감하기는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처음입니다. 국방부가 확정한 앞으로 5년간의 계획에 따르면 국방 예산은 앞으로 3년 동안은 증가율이 떨어지며, 그 다음 2년 동안은 물가상승분만 반영되는 수준에서 동결됩니다.

문) 이번 예산 삭감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가 영향을 받게 되는 겁니까?

답)네, 국방부는 먼저 병력이 감축되고, 아울러 불필요한 무기 구입 계획도 백지화 된다고 밝혔습니다. 인력 감축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2015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국방부가 밝힌 감축 규모는 총 4만7천 명입니다. 육군 현역은 현재보다 최대 2만7천 명 (4.7%), 해병대는 2만 명 (9.8%)을 줄일 계획입니다. 게이츠 장관은 또 군의 통상적인 사무비용을 줄이고, 군 의료보험료는 인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 이번 예산 삭감안으로 취소되는 무기 개발 구입 계획들은 어떤 것이 있나요?

답) 미 국방부는 예산 절약을 위해 해병대의 신형 상륙용장갑차 (EFV)와 육군의 지대공 방어 미사실 프로그램을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F-35 전투기 구입도 2년간 연기됩니다. 국방부는 이렇게 해서 약 1백 90억 달러 가량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무기 개발과 구입 프로그램이 중단 또는 연기되는 되는 것은 아닙니다. 게이츠 장관은 견고한 시설에 침투할 수 있는 재래식 핵폭탄을 갖춘 공군 전폭기 개발을 재개하고, 육군의 첨단기술 감시장비와 통신장비 구입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해군 함정과, 제트 전투기, 무인항공기 구매도 늘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미국은 지난2001년 9.11 테러 사태 이후 줄곧 군비를 증강해 온 것으로 압니다. 이번에 국방 예산을 대규모 삭감하기로 한 결정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정적자 때문이겠지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의 재정적자는 2010년 회계연도 기준 총 1조2천 9백 10억 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8.9%에 이르고 있습니다. 또 올해는 지난 해 통과된 감세연장법으로 재정적자 규모가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 예산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방비 예산을 절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최근 정가에서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행정부의 이번 결정은 작은 정부를 요구하는 공화당 주도 의회의 공격을 피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문) 이번 국방부 예산 삭감안에 대한 반응들은 어떻습니까?

답) 재정적자 감소를 위해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서 국방부도 예외일 수 없다는 점에서 찬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전통적으로 국방을 중시하는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큽니다. 하워드 맥컨 하원 국방위원장은 이번 감축 계획에는 앞으로 국방예산을 다시 점진적으로 늘리겠다는 약속이 없다며, 전쟁을 치르는 나라에서 국방비 지출 흐름이 너무 극적으로 바뀌었다고 비판했습니다.

문) 이에 대해 국방부는 어떤 입장인가요?

답) 게이츠 장관은 지금부터 5년간 병력 규모를 줄여도 미군의 현역 병력 규모는 2006년 보다 4만 명 많은 1백40만 명에 달하고, 주 방위군 병력도 1백만 명에 달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군의 해외배치 규모와 타격 능력은 앞으로도 계속 그 어떤 잠재 적국의 군사력보다 훨씬 강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게이츠 장관의 말을 들어보시죠.

"We confront the problems that we have in Iran and in…
미국이 이란과 북한 등과 대치하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가 매우 야심차게 군 현대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복잡한 세계 정세 속에서 미국의 국방력 강화는 계속해서 연방정부의 매우 분명한 의무가 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문) 그렇군요, 그러면 국방부의 이번 계획이 실행되기까지 앞으로 어떤 절차가 남아있나요?

답) 오바마 행정부는 국방예산 삭감안을 포함한 2012년 예산안을 다음 달 의회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국방부의 예산안은 다른 부처와 마찬가지로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요, 이 때문에 최종적인 감축 규모는 좀 더 지켜봐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