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농무부는 최근 발표한 ‘식량안보평가 2010~2020’ 보고서에서 북한과 아프가니스탄이 아시아 지역에서 식량안보가 가장 취약하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2008년과 2009년 북한의 기상상황이 양호했지만 작황이 평년에 비해 부진했다”며 “이는 토양의 비옥도가 장기간에 걸쳐 악화되고 비료와 연료 등 농자재가 만성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미 농무부 산하 경제연구처(Economic Research Service)의 스테이시 로슨 연구원은 “북한에서는 기본적인 농자재와 농기구가 부족해 수확량을 증산할 수 없는데, 이에 반해 다른 개발도상국들은 새로운 종자 개발과 관개용 수로 확보를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로슨 연구원은 아울러 북한의 작물 재배 면적도 1980년도의 150만 ha에서 2010년 130만 ha로 줄었는데,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이 재배 면적을 대폭 늘려 증산에 힘쓰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농무부는 올해 북한의 식량부족분이 101만 3천t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농무부가 지난해 북한의 곡물 생산량을 정곡 기준으로 3백52만8천t, 감자 등 뿌리채소 생산량을 61만6천t으로 잡고 산출한 것입니다.
이 같은 북한의 식량부족분은 농무부가 조사한 개발도상국 70개국 중 두 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가장 큰 부족을 겪는 국가는 콩고민주공화국으로 6백87만t을 추가로 조달해야 합니다. 에티오피아는 올해 79만2천t의 식량이 부족해 북한 다음으로 세 번째로 심각한 식량부족을 겪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수급불균형 외에 거시경제적 침체가 북한의 식량 안보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농무부 산하 경제연구처의 스테이시 로슨 연구원은 “북한이 경제난으로 인해 식량을 수입할 능력이 제한돼 있고, 외부 식량원조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외부 원조마저도 필요량을 모두 채워주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생산성이 현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10년 뒤인 2020년에도 북한의 식량난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81만t의 식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북한과 함께 아시아에서 식량안보가 가장 취약한 나라로 꼽힌 아프간의 경우 2020년에 8만5천t의 식량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농무부는 아프간이 지난해 풍작으로 올해에는 식량이 부족하지 않았지만, 정치적 불안정 때문에 앞으로 만성적인 식량난을 겪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농무부는 올해 전반적으로 봤을 때 경제 회복과 식량 증산의 영향으로 전 세계 개발도상국 70개국의 식량 안보가 지난해에 비해 개선됐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식량부족을 겪는 인구는 8억8천2백만 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7.5% 줄었다고 농무부는 설명했습니다.
미 농무부는 북한을 아프가니스탄과 함께 아시아에서 식량안보가 가장 취약한 나라로 꼽았습니다. 특히 올해 북한의 식량부족분은 전세계 70개 개발도상국 중 콩고민주공화국 다음으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