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태와 관련해 중국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습니다.
마이클 멀린 미 합참의장은 24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의 도발에 좀더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멀린 합참의장은 북한에 영향력을 가진 나라는 중국 뿐이라면서, 중국이 북한의 이번 도발 사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이 같은 판단에 따라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로 북한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과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을 억제하는 데 협조해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미 의회 역시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처하는 데 중국이 좀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칼 레빈 상원 군사위원장은 24일 성명을 통해 “중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연평도 도발을 규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워드 버먼 하원 외교위원장도 “중국은 도발 행위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북한에 보여주기 위해서 북한에 대한 경제, 에너지 지원을 보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 행정부와 의회가 한 목소리로 중국의 ‘책임 있는 역할’을 강조하는 것은 중국이 북한에 대한 지렛대를 가진 유일한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정치적으로 북한의 최대 후원국일 뿐아니라 북한 석유 소비량의 90%, 생활필수품의 80%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은 오로지 중국에 의존해 생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힐 전 차관보는 24일 미국의 공영 `P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제어하는 데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국이 미국과 한국이 바라는 대로 움직일 나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의 최대 관심사는 북한의 안정이기 때문에 김정일 정권을 불안하게 만드는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의 말입니다.
그레그 전 대사는 중국은 북한의 핵 개발보다는 북한이 불안정하게 되는 것을 더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사설과 논평 등을 통해 중국이 이번 사태 해결은 물론 앞으로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는 데 적극 나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24일자 사설에서 북한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나라는 중국 뿐이라며, 중국은 국경지역의 안정만을 우려해 북한을 지원하고 있지만 핵무기로 무장한 별난 국가 북한이 이웃으로 있는 한 안정을 해칠 뿐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도 같은 날 사설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이 첨단 우라늄 농축기술을 어떻게 얻었는지 조사하는 한편 중국을 움직여 북한이 결정적인 방향 전환을 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공동의 전략적 기반을 모색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미국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해 연일 중국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또 다른 도발을 막으려면 평양의 최대 후원국인 베이징을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