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민간 외교정책 연구기관인 외교협회는 15일 한반도 전문가 23명이 공동 집필한 ‘미국의 한반도 전략‘보고서 발표회를 열었습니다.
보고서 작성의 실무책임을 맡은 아시아재단의 스콧 스나이더 한미정책연구센터 소장은 발표회에 뒤이은 기자간담회에서,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대북정책에 대한 기존 접근방식에 변화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이제까지 보다 북한 문제에 관심을 더 갖고 적극적으로 대북정책을 수립할 기회가 왔다는 겁니다.
스나이더 소장은 미국 국무부가 지난 주 북한과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 이행을 담당할 조정관에 로버트 아인혼 비확산. 군축 담당 특별보좌관을 임명한 사실을 예로 들면서 오바마 행정부의 이 같은 변화 조짐을 설명했습니다.
이번 보고서 작성 사업의 공동의장을 맡았던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 소장은 그동안 다른 국제 현안들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 안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열기가 식었던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전략적 인내’를 앞세워 상황을 관리하는데 치중해왔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이번에 발표된 ‘미국의 한반도 전략’보고서는 오바마 행정부가 대북 제재의 고삐를 더욱 당기고 북한의 핵 확산과 핵 능력 개발을 확실하게 막는 한편 북한이 스스로 국제사회와의 통합으로 나아가는 길을 택하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또 미국과 한국이 오는 2012년으로 예정된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시기에 너무 얽매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보고서 작성 사업의 공동의장을 맡았던 존 틸러리 전 주한미군사령관입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예정된 날짜 보다는 여건이 갖춰졌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는 겁니다.
틸러리 전 사령관은 북한 핵과 미사일, 북한의 권력승계, 미국과 한국의 군사동맹 등과 관련된 여러 여건을 고려해 전시작전통제권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보고서는 오는 2012년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선거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고, 북한이 김일성 생일 1백 주년과 맞물려 미국이 북한의 기세에 눌려 퇴각했다고 선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북한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