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경합주 초접전…바이든, 러스트벨트 2곳에서 승리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대선 개표 진행중인 4일 새벽 각각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오늘은 어제에 이어 2020 미국 대선 특집방송 전해드립니다. 미국민들이 3일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는데요.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역사적인 대선이 3일 미국 전역에서 실시됐죠?

기자) 네. 향후 4년간 미국을 이끌어갈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3일 미국 전역에서 진행됐습니다. 큰 사건·사고 없이 모든 투표가 순조롭게 마무리됐는데요. 지역별로 투표소를 닫음과 동시에 개표가 진행됐습니다. 개표 상황이 실시간으로 각 언론 매체들을 통해 보도되고 있고요, 유권자들은 그 결과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 결과가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투표 다음 날인 4일 오전까지 당선인이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예년 대선에서는 이미 결과가 나왔을 시점인데요.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우편 투표를 비롯한 사전 투표 분량이 많았기 때문에, 일부 개표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전체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과반인 270명을 차지하는 후보가 승리하는데요. 동부 시각으로 4일 오후 8시 기준으로 민주당 바이든 후보가 253명, 그리고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이 213명을 확보했습니다.

진행자) 각 후보가 입장을 밝힌 게 있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4일 새벽에 백악관에서 연설했는데요. 들어보시죠.

[녹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We were getting ready for a big celebration. We were winning everything,....”

기자) “우리가 모든 부분에서 이겼다”면서, “거대한 축하를 준비하고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어서 “기대하지 않았던 플로리다주도 우리가 이겼고, 오하이오도 이겼고, 텍사스도 이겼다”고 강조했는데요. ‘사실상 승리 선언’으로 주요 언론이 풀이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이 성급하다고 대다수 매체가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직 개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부분에서 이겼다”고 언급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승리가 확정적인데도 불구하고, 언론이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오늘 결과가 확정 발표가 되지 않은 건 망신거리”라면서 “사실상 내가 이긴 게 맞다. 이는 중요하고 중대한 순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연방 대법원으로 갈 것이다. 모든 투표를 종료하기 바란다”고 했는데요. 현재 투표는 모든 주에서 종료된 상황이죠. 다만 3일 자 소인이 찍힌 우편투표는 주에 따라 선거일 며칠 뒤까지 받아들이는 곳이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 투표에서 부정이 발생할 것이라고 줄곧 주장해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후보도 입장을 내놨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후보는 이보다 앞서,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 “We knew, because of the unprecedented early votes, mail-in votes, it’s gonna take a while. We’re gonna have to be patient until….”

기자) “전례 없는 사전 투표와 우편 투표 분량 때문에 (당선인 확정에) 시간이 걸릴 것을 알고 있었다”는 말인데요. 힘써 개표 중인 모든 수치가 집계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지금 상황에 대한 느낌이 좋다”면서 “승리로 가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개표 상황이 어떻게 진행 중인지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죠.

기자) 공화-민주 양당의 ‘텃밭’은 각자 예상대로 확보했습니다. 동부 시각 4일 오전 11시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와 켄터키, 캔자스 등지에서 승리해서 선거인단 213명을 차지했고요. 바이든 후보는 캘리포니아와 뉴욕, 일리노이, 매사추세츠 등지에서 이기면서 253명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최종 승부는 주요 ‘경합주’들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달렸습니다.

진행자) 경합주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역마다 초접전 양상입니다. 바이든 후보는 미시간주와 위스콘신주에서 승리했습니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플로리다의 경우, 투표 당일 자정을 넘긴 시점까지 바이든 후보가 앞서 나가기도 했는데요. 바이든 후보가 플로리다를 차지하면 사실상 승부가 넘어갈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에 역전하면서 이 지역 선거인단 29명을 차지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경합주들은 어떤가요?

기자) 또 다른 핵심 경합주로 꼽혔던 펜실베이니아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고 있습니다. 이밖에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에서도 트럼프 대통령 득표수가 많습니다. 하지만, 4일 새벽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던 미시간이 오전 중에 바이든 후보 쪽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밖에 네바다와 애리조나주에서도 바이든 후보가 앞서는 중입니다. 따라서, 이들 지역의 최종 개표 결과를 봐야, 선거인단 과반 270명을 넘기는 사람이 누군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행자) 그럼, 각 후보가 최종 승리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따져보죠.

기자) 남은 각 지역의 선거인단 수를 조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270명을 확보할 수 있는 9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그중에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선거인단 20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를 확정하는 걸 기본으로 하는데요.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를 잃을 경우, 경합주 다섯 곳을 모두 이겨야합니다. 바이든 후보의 경우 최종 승리까지 18가지 방법이 있어서, 좀 더 많은데요. 역시 펜실베이니아를 확보하면 가장 쉽습니다. 하지만 펜실베이니아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줄 경우, 네바다와 미시간, 위스콘신을 가져오면 됩니다.

진행자) 이번에 대통령만 뽑은 게 아니죠?

기자) 네. 일부 주지사와 연방 상·하원의원, 그리고 각 지역 의회 의원, 지방정부 공직자 등을 선출했습니다. 서부 해안에 있는 워싱턴주에서는 민주당 소속 제이 인슬리 지사가 3선에 성공했고요. 남동부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같은 당의 로이 쿠퍼 지사가 재선됐습니다. 한편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는 공화당 소속 짐 저스티스 지사가 다시 선출됐습니다.

진행자) 연방 상ㆍ하원 선거는 어떻게 진행됐습니까?

기자) 상원에서는 전체 100석 가운데 35석을 새로 뽑았는데요.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차지한 다수당 지위를 가져오는 데 주력했습니다. 그 결과, 콜로라도주에서 민주당의 존 히켄루퍼 후보가 공화당 소속 현역인 코리 가드너 의원을 꺾고 당선됐는데요. 가드너 의원은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ㆍ태평양 소위원장을 맡아, 한반도 현안을 많이 다뤘던 중진 정치인입니다.

진행자) 한반도 문제를 다루던 공화당 중진 의원이 낙선했군요?

기자) 하지만 그 밖에 주요 중진들은 승리를 확정했습니다. 미치 매코넬 공화당 대표, 린지 그레이엄 법사위원장 등이 민주당 후보들을 물리쳤는데요. 민주당에서도 중진들이 자리를 지켰습니다. 대선 주자를 지낸 코리 부커 의원이 공화당 후보를 꺾고, 원내총무를 맡고 이는 딕 더빈 의원도 5선에 성공했습니다. 4일 오후 8시 기준으로 상원에서 민주당은 46석, 그리고 공화당은 48석을 차지했습니다. 지금 기세로는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하원의 경우는 어떤가요?

기자) 하원은 전체 435석을 새로 선출했는데요. 역시 개표가 계속 진행 중이지만, 기존 다수당이었던 민주당이 계속 다수당 지위를 이어가게 됐다고 NBC 등 주요 언론이 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던 민주당 소속 진보 여성 정치인 ‘4인방(The Squad)’이 모두 재선에 성공해서 주목되는데요. 뉴욕 14지구에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이 승리를 확정했고요. 미네소타주 5지구에서 일한 오마르 의원이 당선됐습니다. 미시간주 13지구에서는 라시다 탈리브 의원이 이겼고요. 매사추세츠주 7지구에서 아야나 프레슬리 의원이 승리했습니다.

진행자) 한국계 미국인 후보들도 이번 선거에 출마했죠?

기자) 네. 한인 후보 다섯 명이 연방 하원의원에 출마했습니다. 그 가운데, 뉴저지주 3지구에서 민주당 현역인 앤디 김 의원이 재선을 확정했는데요. 김 의원은 외교 전문가로서 바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활동한 인물입니다. 특히 중동지역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많은데요.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근무했습니다. 지난 2018년 중간선거에서 당선된 뒤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활동했고요. 최근에는 코로나 위기대응 특별 소위원회에서 일했습니다.

진행자) 한인 중에 당선된 사람이 또 있습니까?

기자) 있습니다. 워싱턴주 10지구에서 민주당의 메릴린 스트릭랜드 후보가 당선됐는데요. 이로써 한인 여성 최초의 연방 하원의원이 됐습니다. 스트릭랜드 당선인은 주한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여성 정치인인데요. 당선인이 또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주 48지구에서 93% 개표 현재, 공화당의 미셸 박 스틸 후보가 이기고 있는데요. 50.3% 득표율을 기록 중입니다. 다만 49.7%인 민주당 후보와의 격차가 크지 않아 끝까지 지켜봐야겠습니다. 39지구에 출마한 같은 당 소속 영 김 후보도 85% 개표 현재, 득표율 50.2%로 민주당 후보에 앞서고 있는데요. 역시 격차가 0.4%P에 불과합니다.

진행자) 한인 여성 최초의 연방 하원의원이라고 하셨는데, 한인 남성 중에는 있었습니까?

기자) 네. 이번에 재선을 확정한 민주당 소속 앤디 김 의원이 있고요. 앞서 캘리포니아 41지구에서 공화당 소속 김창준 의원이 1993년부터 1999년까지 재임한 바 있습니다. 한편, 로스앤젤레스를 포함한 캘리포니아 34지구에서는 77% 개표 현재, 민주당의 데이비드 김 후보가 같은 당 소속 현역인 지미 고메즈 의원에게 득표율 47.4%대 52.5%로 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2020 미국 대선 현황 종합해서 전해드렸습니다.